올해는 백범 김구 선생의 서거 50주년.

3.1운동과 상하이 임시정부 수립 80주년이기도 하다.

이들 역사적 사건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창작오페라 "백범 김구와
상해임시정부"가 7월2일~6일(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강화자베세토오페라단이 만드는 이 작품은 백범 김구 선생의 통일운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백범과 상하이 임정의 활동,애국열사들의 항일투쟁에 집착하다 보면 무대가
1930년대에 국한되고 맹목적 애국주의에 빠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연출
을 맡은 장수동(서울오페라앙상블대표)씨는 설명했다.

"완전한 독립은 곧 통일"이라는 백범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것.

그래서 "38선을 베고 쓰러질지라도"라고 외치는 백범의 모습에서 프롤로그가
시작된다.

1막은 황해도 안악 동산평에서 농민계몽에 힘쓰다 3.1만세운동으로 본격적인
항일운동에 나서는 백범을 그렸다.

2막에서는 상하이 임정이 수립되고 백범이 임정의 책임자가 되는 장면, 1931
년 일왕의 생일축하식이 열리는 홍코우공원에서 거사를 준비하는 윤봉길
의사가 나온다.

윤의사의 러브스토리도 픽션으로 삽입해 재미를 더했다.

3막은 폭탄을 투척하고 일경에 체포되는 윤의사, 4막은 "내 소원은 첫째,
둘째, 세째도 완전한 대한의 자주독립"이라는 김구의 독백과 합창, 애국가로
이어진다.

작곡을 맡은 이동훈 교수(단국대)는 "웬만한 사람도 따라부를 수 있도록
쉬운 선율로 만들었다"며 "오케스트라의 극적인 연주부분에서는 현대적 기법
과 한국적 선율도 가미했다"고 설명했다.

스크린을 이용한 "영상오페라" 형식도 채택했다.

대형스크린 1개와 보조스크린 2개를 통해 임시정부 당시의 영상을 비쳐
무대와 오버랩되도록 꾸몄다.

장수동씨가 자주 애용하는 연출기법이다.

음악은 정치용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가 지휘하는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
라가 맡는다.

바리톤 김성길 류현승이 백범으로 나오고 테너 이현 박성원이 윤봉길역을
소화한다.

메조소프라노 강화자, 소프라노 유미숙 등이 출연한다.

베세토오페라단은 오는 11월 중국 상하이에서 교민과 중국인을 관객으로
이 오페라를 선보이며 내년 4월에는 마산에서 4.19기념관 개막공연으로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02)3476-6224

< 장규호 기자 seini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