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에 새바람을 몰고 다니는 386세대 연출가 다섯명이 머리를 맞댔다.

한여름밤의 더위를 식혀줄 납량특집 공포연극을 들고 나왔다.

실험극을 추구해온 혜화동1번지 동인들이 7월15일~8월22일 대학로 혜화동
1번지 소극장에서 "공포"를 주제로한 무대를 꾸민다.

김광보 박근형 손정우 이성열 최용훈 등 연극계의 차세대 주역들이 오감으로
느끼는 공포를 선보인다.

쇼킹한 장면과 괴성으로 묘사되던 공포에 후각 미각 촉각을 더했다.

살 태우는 냄새와 향냄새 등으로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공포연극제는 1탄과 2탄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1탄은 7월15일부터 8월1일까지 "꿈" "귀신의 똥" "다림질하는 사람" 세작품
이 선보인다.

8월5일부터는 "심야특식" "아빠"가 무대에 오른다.

"꿈"(청우, 김광보 연출)은 귄터 아이히 원작을 각색한 작품.

다섯개의 악몽을 옴니버스식으로 풀어간다.

상상력과 청각적 이미지들이 보이지 않는 무엇에 대한 공포심을 불러낸다.

"귀신의 똥"(표현과 상상, 손정우연출)은 귀신의 변을 밥인줄 알고 먹은
거지때문에 속이 상한 귀신이 거지와 그 가족을 쫓아다니며 괴롭힌다는 내용.

"다림질하는 남자"(표현과 상상, 손정우연출)는 소외로 인한 현대인의
집착증을 비춰본다.

감당할수 없는 고독을 여자에 대한 집착으로 변형시켜가는 세탁소 남자의
내면세계를 다뤘다.

결국 여자를 살해, 주검에 다림질을 하는 남자를 통해 집착의 공포를
보여준다.

"심야특식"(백수광부, 이윤철연출)은 운전기사가 새하얀 원피스를 입은 여자
귀신의 꼬임에 빠져 끝내 그녀의 먹이가 된다는 내용이며 "아빠!"
(작은신화, 최용훈연출)는 아들의 잠재의식에 자리잡고 있는 외디푸스
컴플렉스를 끌어낸다.

살부의 욕구와 엄마에 대한 성적욕망을 주인공의 의식흐름을 따라 그려
나간다.

혜화동1번지는 연극계의 개성과 다양화를 위해 지난 94년 창립된 단체.

연극실험실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새로운 연극에 대한 탐색을 시도해왔다.

매년 특정한 주제를 내걸고 연극 페스티발을 이어오고 있다.

이윤택 김아라 류근혜 채승훈 등이 1기동인.

이후 30대 젊은 연출인들이 가세, "연극의 독자성을 지키는 소집단
문화운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화~목 오후 7시30분, 금.토.일 오후 4시30분 7시30분(토 밤12시)

< 김형호 기자 chs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