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9일 "비즈니스 위크"지를 펼쳐든 사람들은 놀라움에 입을 닫지
못했다.

그것은 40년전 경무대를 뒤흔든 4.19혁명에 대한 기억 때문이 아니었다.

미국의 벤처기업인 "컴퓨터 어소시에이트 인터내셔널"사의 최고경영자인
찰스 B 왕이 스톡옵션으로 올해 6억7천만달러(8천40억여원)를 벌게 됐다는
보도를 접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스톡옵션을 통해 연봉 7벡만 달러의 1백배에 가까운 수익을 올린
것이다.

또 새로운 인재시스템을 시도하고 있는 야후코리아가 지난해 12월 3명의
신입사원 모집공고를 내자 1만여명이 지원해 3천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직원수 18명, 매출액 20억원에 불과한 중소기업에 대기업들도 생각하기
어려운 고급인력이 몰려든 것이다.

"큰 것은 아름답다"는 규모의 미학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신비한 일처럼
비춰졌다.

이렇듯 벤처기업에게 있어 스톡옵션과 합리적 인사제도는 우수 인재를
유치하는 힘의 원천이요 핵심이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중소기업들은 뚜렷한 인재관이 없고 급여의 책정도
업적보다 연공서열이나 대표자의 기분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우수 인재의
유치에 실패하고 있다.

따라서 벤처기업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합리적인 인사제도와
스톡옵션 도입이 필요하다.

21세기 정보지식화 사회의 인재란 명문대학 졸업자나 박사학위 소유자가
아니다.

창조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진정한 의미의 인재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은 대학의 간판이나 학위를 중시하거나
아니면 "직원도 몇명 안되는데 어떻게 박사학위 소유자를?"이란 반응을
보인다.

학위를 짝사랑하거나 반대로 두려워하는 것이다.

그러나 끊임없이 창조적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벤처기업은 확고한 인재관을
갖고 새로운 인재를 적기에 수혈해야 하며 업적에 따른 적절한 보상을 실시해
인재가 회사를 떠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국내의 대표적 워드프로세서인 "아래아한글글"의 초기 개발자는 이찬진씨를
비롯 3인방이었지만 아래아한글을 상품으로 성공시킨 사람은 초등학교 앞에도
가보지 한 신체장애자 정내권씨였다.

그래서 한글과컴퓨터사는 지금도 학력이나 전공에 관계없이 창조적 인재를
등용하고 있다.

반면 자동화시스템 전문업체인 삼경정보통신은 직원수 20여명의 소규모
벤처기업이지만 IMF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KASIT 박사출신을 연구소장으로
영입하는 과단성을 보였다.

또 스톡옵션 역시 벤처기업으로 우수 인력을 유인하는 유용한 제도다.

스톱옵션이란 임직원에게 회사의 주식을 저렴(행사가격)하게 살수 있는
권리를 주어 일정기간동안 매년 일정량의 주식을 계약 시점의 주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살 수 있게 하는 것을 말한다.

만약 회사가 잘돼 주가가 크게 오르면 직원은 주식을 높은 가격에 팔아
엄청난 수익을 남길 수 있다.

특히 이 제도는 우수 직원을 회사의 주인으로 만든다는 점에서도 효과
만점이다.

주식을 산 직원은 노사간에 운명공통체가 됨으로써 회사에 더욱 애착을 갖고
일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실례로 지난 97년 11월 스톡옵션을 도입한 PC-HOST 전문업체인 CNI의 경우
도입전 20%에 달하던 이직률이 한 자리수로 줄어들고 직원들의 애사심도 크게
높아졌다고 한다.

"그 동안은 회사가 성장해도 그 과실이 전혀 직원에게는 돌아오지 않았으나
이젠 회사의 성장이 곧 나의 이익이란 인식이 높아졌다"는 유정환 팀장의
말은 스톡옵션의 장점이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또 공작기계 전문업체인 터보테크 역시 97년 스톡옵션을 도입하므로써
혹독한 IMF체제에서도 98년 당기순이익이 9억3천만원이나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벤처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기술력이며 뛰어난 기술은 우수 인력으로
부터 나온다.

따라서 벤처기업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뚜렷한 인재관을 갖고 합리적
인사제도와 스톡옵션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30대 고졸 임원의 출현"이나 "억대 연봉"이 더 이상 화제가 되지 않는
사회.

이곳이 바로 벤처신화를 꿈꾸는 사람들의 땅이다.

< 광운대 창업지원센터 전문위원.엠케이컨설팅 대표
stealth@daisy.kwangwoon.ac.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