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에선 "6시그마 품질혁신 운동"이 붐이다.

많은 기업들이 이에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80년대말 모토로라의 마이켈 해리 박사에 의해 시작된 6시그마 품질혁신은
지금까지 품질에 있어서 일본의 JIT나 TQM 등에 의해 손상을 입었던 미국인의
자존심을 크게 세워주고 있다.

6시그마의 근원은 우리가 잘 아는 통계적 공정관리(SPC)에서 찾을 수 있다.

40년대 미국 벨연구소의 월터 슈하트와 에드워드 데밍에 의해 제창된 이
통계적 공정관리는 제품의 품질을 평균값에서 상하 3시그마 (통계학상의
표준편차)에 품질의 한계선을 정하고 생산제품의 품질을 이 한계선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고안한 기법이다.

2차대전 직후 일본에 건너가 품질혁신의 기초가 됐다.

6시그마 품질수준은 어떤 것인가.

예를 들면 휴대용전화기 생산회사의 경우 고객이 원하는 것은 25km 밖에서도
잡음없이 잘 들려야하고 23km 이내에서 잡음 등으로 수신이 잘 안될 때
불량품이 된다고 하자.

이때 목표값은 25km가 되고 품질을 규격화한 값은 23km이다.

만일 생산된 전화기들의 수신거리 분포가 넓게 퍼져 있어 23km에 못미치는
불량품이 많다면 제조회사는 이를 다른 제품이나 현금으로 교환해 주어야
한다.

또 이로 인해 고객의 신뢰와 구매의욕이 급속히 감소하게 될 것이다.

이같이 수신거리가 목표값 주위에 흩어진 정도가 산포이고 산포의 폭은
시그마로 측정될 수 있으므로 바로 시그마를 줄이는 것이 6시그마 품질혁신의
골자다.

따라서 회사의 엔지니어들이 공정을 향상시키고 잘 관리한 결과가 아주
작아서 에 6을 곱한 값이 전화기의 규격 하한값(23km)과 목표값(25km)의
차이보다 작다면 그 전화기는 6시그마 품질수준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다.

대량생산의 경우 공정장비의 마모, 재료의 불균등, 작업자들의 능력저하
등으로 생산성이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생산제품 백만개당 3.4개의 불량품이
생기면 6시그마 수준에 도달한 공정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이 정도이면 불량품은 거의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재래적 품질기준인 3시그마 에서 불량품의 수가 백만개당 6만6천8백10개인
것을 감안할 때 6시그마 수준은 대단한 것이다.

만일 3시그마 수준이 뉴욕에서 로스엔젤레스까지의 거리라면 6시그마는
사람의 4발짝 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지금 모든 공정이 6시그마 수준에 도달한 회사는 지구상에 하나도 없다고
본다.

또 6시그마 수준에 도달한 공정의 수도 그리 많지 않다.

그만큼 힘든 과정이다.

문제는 제품의 품질 수준을 어떻게 해야 6시그마 수준으로 끌어 올리느냐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나온 것의 모든 품질개선 도구들중에서 가장 지속적으로 이용되어
온 것이 "로버스트 디자인(Roust Design)"이다.

로버스트 디자인은 가장 신속히 제품의 품질을 6시그마 수준으로 끌어 올릴
수 있는 도구로 마이켈 해리의 6시그마 아카데미의 블랙 벨트과정에서도
교육하고 있다.

로버스트 디자인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데 공정이나 제품의 특성에 따라
가장 적절한 방법을 적용하는 것이 좋다.

재래적 실험설계에다 컨투어 도표, 반응표면 기법, 각종 시뮬레이션 등으로
최적 조건을 찾기도 하지만 일본 다구치 박사의 로버스트 디자인이 그중
뛰어나다.

로버스트 디자인은 주로 다음의 5단계를 거쳐 제품품질의 시그마를 줄이고
평균을 목표치로 접근시킨다.

1) 현재 생산되고 있는 공정의 데이터를 분석해 평균과 산포를 산출하고
백만개당 불량품 수와 공정능력및 잡음의 통제력(Robustness)을 산출, 현재의
공정상태를 알아낸다.

2) 개선할 품질 특성에 대해 제어인자와 잡음인자를 찾아 실험할 수준을
정하고 실험계획을 작성한다.

3) 실험을 통해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4) 실험데이터를 분석해 인자들을 최적화하고 확인실험을 한다.

5) 확인실험의 데이터를 통계적으로 분석해 개선된 공정이 몇시그마
수준까지 도달했으며 잡음 통제능력의 정도가 얼마인가를 알아낸다.

그리고 품질 손실함수를 이용해 경제적 수익을 산출한다.

이 다섯 단계의 로버스트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아주 급속히
6시그마 수준에 이르게 된다.

앞으로는 제품을 6시그마 품질수준으로 얼마나 빨리, 그리고 효과적으로
끌어 올리는 지가 중요한 관심사가 될 것이다.

6시그마 품질혁신의 적이 되는 산포를 줄이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인
로버스트 디자인을 어떤 방법으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적용해 나가는 가에
따라 생산공정의 경제성과 경쟁력 확보가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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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상대 박사는 ]

곽상대 박사는 미국 오클라호마 주립대학(수학)을 졸업한 뒤 캘리포니아대
학(버클리)에서 기계공학석사, 위스콘신대학(메디슨)에서 기계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코닝사를 거쳐 현재 콜게이트 팔마리브사의 기술센터 품질책임자로
근무하고 있다.

지난 십여년간 6시그마 달성을 위한 다구찌 품질관리 기술을 개발해
응용하는 실무경험을 쌓아온 품질관리 베테랑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