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사이버] 시뮬레이터 개발업 '마스코리아'..올 매출 60억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컴퓨터가 만들어낸 가상세계. 그것을 통해 미래를 현실처럼 내다본다''
한국의 ''실리콘앨리''로 떠오르고 있는 서울 압구정동 한편에 둥지를 틀고
있는 마스코리아(대표 김승현.37).
직원 30명의 조그만 벤처기업이지만 가상현실(Virtual Reality) 분야에서는
한국에서 첫손 꼽히는 회사다.
국방부 등 까다로운(?) 수요처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곳
저곳에서 투자좀 할수 없느냐고 손짓해 오는 외국기업들도 많다.
이 회사의 기술에 주목한 때문이다.
가상현실이란 사람이 실제로 체험할 수 없는 세계를 컴퓨터가 인공으로
만들어내 현실처럼 느낄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빗길에서 자동차 충돌사고가 나면 어떻게 되는지 사람이 직접
차를 타고 실험할 수는 없다.
이를 컴퓨터가 대신하는 것이다.
비가 오는 정도, 노면의 상태 등 정보를 입력한 뒤 충돌 후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컴퓨터로 미리 알 수 있다.
아직 완공되지 않은 아파트 내부를 여러가지 인테리어로 꾸며보는 것도
일종의 가상현실이다.
가상현실은 비행기조종훈련 가상박물관 우주여행 게임 놀이기구 모의수술
등 수많은 분야에 적용된다.
마스코리아는 이같은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해 시뮬레이터를 개발하고 있다.
시뮬레이터는 모의 비행훈련기처럼 실제와 똑같은 장치를 사용해 컴퓨터로
주변상황을 재현하는 기계다.
삼보컴퓨터와 포항제철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로 잠시 일했던 김승현 사장이
29세의 젊은 나이로 서울 마장동의 허름한 사무실을 빌려 마스코리아를 세운
것은 지난 91년.
처음에는 컴퓨터 그래픽 제작분야에 뛰어들었다.
그동안 참존화장품 ZIC엔진오일 등 2백여편이 넘는 CF홍보물을 제작,
나름대로 업계의 평가를 받았다.
김 사장이 잘나가던 컴퓨터 그래픽사업을 제쳐두고 시뮬레이터 사업에 나선
것은 97년의 일이다.
그래픽사업에서 쌓은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규모 시장으로
클 수 있는 유망분야인데도 당시 시뮬레이터 전문업체가 국내에 거의
없었던데 주목한 것.
시뮬레이터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가상현실을 만들어 내기 위한 소프트웨어,
현실로 느낄 수 있는 수준의 영상을 표현하는 컴퓨터 그래픽, 상황에 맞게
반응하는 하드웨어 등 고도로 복잡한 기술이 요구된다.
실시간(Real Time) 정보처리기술도 필수적이다.(비행시뮬레이터의 경우
0.1초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다. 실제상황에서는 0.1초라는 짧은 시간이
엄청난 참사를 불러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실제 비행기를 조종하고 있는
것처럼 느끼도록 하기 위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연동돼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 비행기가 이상기류를 만났을 때를 시뮬레이션한다면 동체가
흔들리는 느낌까지 그대로 재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픽도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
그래픽은 사용자가 직접 눈으로 보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다른 부분에서 아무리 뛰어난 기술력이 있어도 영상이 엉성하면 제품의
신뢰도가 낮아진다.
마스코리아가 시뮬레이터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도 풍부한 컴퓨터
그래픽 제작경험을 쌓았기에 가능했다.
마스코리아는 처음부터 가장 어려운 목표에 도전했다.
군사훈련에서 사용되는 미사일과 자주포 시뮬레이터를 개발한 것.
한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까다로운 성능을 요구했다.
첫 제품을 국방부에 선보인 결과는 성공이었다.
그동안 국방부가 써온 외국제품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는데다 가격은 20%에
불과했던 것.
단번에 납품으로 연결됐다.
김 사장은 "외국제품은 유지보수비만도 연간 수천만원이 드는 반면 우리
제품은 몇십만원 수준으로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소문이 나자 미국의 한 업체가 기술진 한명을 보내달라는 제의와 함께
제휴의사를 타진해 왔다.
김 사장의 대답은 "No".
독자적으로 쌓아온 기술로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고 판단한 것.
국내 시뮬레이션 기술수준을 높이는게 더 시급하다는 생각도 있었다.
마스코리아는 시뮬레이터 개발 툴이 너무 비싸 아예 스스로 만들어 사용한
일이 많았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수준의 기술력이 축적됐다.
김 사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20대 후반인 마스코리아의 젊은 직원들은 출퇴근
시간이 따로 없다.
아무 때고 회사에 나와 맡은 일을 한다.
시간보다는 일의 질이 중요하다는 게 김 사장의 생각이다.
그러나 시키지 않아도 하루에 10여명씩은 아예 밤을 꼬박 새워 일에 몰두
하곤 한다.
마스코리아는 요즘 민간분야의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군사용 시뮬레이터는 시장이 한정돼 있고 보안이 철저한데다 기술을 폭넓게
응용하기도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가상현실을 이용한 게임 놀이기구 등의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한 이유다.
국내 가상현실시장은 올해 6백30억원에서 내년 1천5백억원으로 2배이상
커질 것이라는 게 김 사장의 전망이다.
더욱이 국내에서 가상현실기술을 가진 업체는 이제 손꼽을만한 정도여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마스코리아는 가상현실을 이용한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꿈꾸고 있다.
이를 위해 3차원 게임용 제품개발에 들어갔다.
내년 상반기쯤 제품을 내놓고 가상현실 오락기기 시장을 단번에 휩쓴다는
계산이다.
마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20억원.
올해는 60억원은 거뜬히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사장은 회사가 크면서 고생한 직원들에게 주식을 나눠 줄 생각도 하고
있다.
< 김경근 기자 choic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30일자 ).
한국의 ''실리콘앨리''로 떠오르고 있는 서울 압구정동 한편에 둥지를 틀고
있는 마스코리아(대표 김승현.37).
직원 30명의 조그만 벤처기업이지만 가상현실(Virtual Reality) 분야에서는
한국에서 첫손 꼽히는 회사다.
국방부 등 까다로운(?) 수요처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곳
저곳에서 투자좀 할수 없느냐고 손짓해 오는 외국기업들도 많다.
이 회사의 기술에 주목한 때문이다.
가상현실이란 사람이 실제로 체험할 수 없는 세계를 컴퓨터가 인공으로
만들어내 현실처럼 느낄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빗길에서 자동차 충돌사고가 나면 어떻게 되는지 사람이 직접
차를 타고 실험할 수는 없다.
이를 컴퓨터가 대신하는 것이다.
비가 오는 정도, 노면의 상태 등 정보를 입력한 뒤 충돌 후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컴퓨터로 미리 알 수 있다.
아직 완공되지 않은 아파트 내부를 여러가지 인테리어로 꾸며보는 것도
일종의 가상현실이다.
가상현실은 비행기조종훈련 가상박물관 우주여행 게임 놀이기구 모의수술
등 수많은 분야에 적용된다.
마스코리아는 이같은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해 시뮬레이터를 개발하고 있다.
시뮬레이터는 모의 비행훈련기처럼 실제와 똑같은 장치를 사용해 컴퓨터로
주변상황을 재현하는 기계다.
삼보컴퓨터와 포항제철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로 잠시 일했던 김승현 사장이
29세의 젊은 나이로 서울 마장동의 허름한 사무실을 빌려 마스코리아를 세운
것은 지난 91년.
처음에는 컴퓨터 그래픽 제작분야에 뛰어들었다.
그동안 참존화장품 ZIC엔진오일 등 2백여편이 넘는 CF홍보물을 제작,
나름대로 업계의 평가를 받았다.
김 사장이 잘나가던 컴퓨터 그래픽사업을 제쳐두고 시뮬레이터 사업에 나선
것은 97년의 일이다.
그래픽사업에서 쌓은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규모 시장으로
클 수 있는 유망분야인데도 당시 시뮬레이터 전문업체가 국내에 거의
없었던데 주목한 것.
시뮬레이터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가상현실을 만들어 내기 위한 소프트웨어,
현실로 느낄 수 있는 수준의 영상을 표현하는 컴퓨터 그래픽, 상황에 맞게
반응하는 하드웨어 등 고도로 복잡한 기술이 요구된다.
실시간(Real Time) 정보처리기술도 필수적이다.(비행시뮬레이터의 경우
0.1초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다. 실제상황에서는 0.1초라는 짧은 시간이
엄청난 참사를 불러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실제 비행기를 조종하고 있는
것처럼 느끼도록 하기 위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연동돼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 비행기가 이상기류를 만났을 때를 시뮬레이션한다면 동체가
흔들리는 느낌까지 그대로 재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픽도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
그래픽은 사용자가 직접 눈으로 보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다른 부분에서 아무리 뛰어난 기술력이 있어도 영상이 엉성하면 제품의
신뢰도가 낮아진다.
마스코리아가 시뮬레이터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도 풍부한 컴퓨터
그래픽 제작경험을 쌓았기에 가능했다.
마스코리아는 처음부터 가장 어려운 목표에 도전했다.
군사훈련에서 사용되는 미사일과 자주포 시뮬레이터를 개발한 것.
한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까다로운 성능을 요구했다.
첫 제품을 국방부에 선보인 결과는 성공이었다.
그동안 국방부가 써온 외국제품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는데다 가격은 20%에
불과했던 것.
단번에 납품으로 연결됐다.
김 사장은 "외국제품은 유지보수비만도 연간 수천만원이 드는 반면 우리
제품은 몇십만원 수준으로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소문이 나자 미국의 한 업체가 기술진 한명을 보내달라는 제의와 함께
제휴의사를 타진해 왔다.
김 사장의 대답은 "No".
독자적으로 쌓아온 기술로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고 판단한 것.
국내 시뮬레이션 기술수준을 높이는게 더 시급하다는 생각도 있었다.
마스코리아는 시뮬레이터 개발 툴이 너무 비싸 아예 스스로 만들어 사용한
일이 많았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수준의 기술력이 축적됐다.
김 사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20대 후반인 마스코리아의 젊은 직원들은 출퇴근
시간이 따로 없다.
아무 때고 회사에 나와 맡은 일을 한다.
시간보다는 일의 질이 중요하다는 게 김 사장의 생각이다.
그러나 시키지 않아도 하루에 10여명씩은 아예 밤을 꼬박 새워 일에 몰두
하곤 한다.
마스코리아는 요즘 민간분야의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군사용 시뮬레이터는 시장이 한정돼 있고 보안이 철저한데다 기술을 폭넓게
응용하기도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가상현실을 이용한 게임 놀이기구 등의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한 이유다.
국내 가상현실시장은 올해 6백30억원에서 내년 1천5백억원으로 2배이상
커질 것이라는 게 김 사장의 전망이다.
더욱이 국내에서 가상현실기술을 가진 업체는 이제 손꼽을만한 정도여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마스코리아는 가상현실을 이용한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꿈꾸고 있다.
이를 위해 3차원 게임용 제품개발에 들어갔다.
내년 상반기쯤 제품을 내놓고 가상현실 오락기기 시장을 단번에 휩쓴다는
계산이다.
마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20억원.
올해는 60억원은 거뜬히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사장은 회사가 크면서 고생한 직원들에게 주식을 나눠 줄 생각도 하고
있다.
< 김경근 기자 choic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