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에 "호텔급 공중화장실"이 선보인다.

서울시는 29일 남대문 인사동 이대앞 웨딩거리 이태원 남산 등 주요
관광명소 5곳에 모범 공중화장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곳당 소요예산이 5억원에 달해 위치에 따라서는 평당 건축비가 1천만원
이 넘는 호텔급 화장실이 등장할 전망이다.

30평 규모로 건축될 모범화장실은 입구에 들어서는 느낌부터 일반화장실과
다르게 디자인된다.

카페같이 깔끔하고 산뜻한 인테리어로 내부를 단장하고 방향제와 꽃으로
악취를 해결할 계획이다.

변기마다 비데가 설치되고 세면대와 거울도 고급스럽게 꾸며진다.

또 여성들이 자녀의 기저귀를 갈아줄 수 있는 시설도 따로 마련된다.

시는 이와함께 이동식 화장실만 있는 한강시민공원 여의도 잠실지구에
수세식화장실 2개소를 신축할 계획이다.

이곳에 들어설 화장실은 장마철에 물이 불어나더라도 옮길 필요가 없도록
부상식으로 지어진다.

또 12억원을 들여 기존 공중화장실 60개소에 대해 대대적인 개선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한충현 수질개선과장은 "화장실은 한 나라의 문화수준을 대변하는 곳"
이라며 "시범화장실은 월드컵과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등 국제행사를
찾는 외국인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최근 외국인 71명과 내국인 4백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전국 5대 도시의 공중화장실 78개소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외국인 81.5%가 공중화장실이 더럽다고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우 더러워 이용할 때마다 고역"이라는 응답자도 28.6%에 달했다.

< 남궁덕 기자 nkdu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