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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자동차 '법정관리'] 당근/채찍..정부, 대기업정책 향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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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삼성자동차 처리과정에서 보여준 재벌정책의 핵심은 한마디로 "당근"
    과" 채찍"을 병행하겠다는 것이다.

    새정부 출범이후 줄곧 구사해온 채찍 일변도의 정책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삼성쪽에 손실을 메우도록 압박하면서도 삼성생명 공개상장이란
    당근을 집어줬다.

    주식시장에서 자산가치를 부풀리고 이를 통해 손실을 보전토록 한 것이다.

    이런 생명보험사 상장허용방침은 삼성자동차 빅딜의 또다른 당사자인 대우
    에도 당근이다.

    대우는 교보생명주식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

    결국 생보사 상장허용은 삼성에겐 최소의 비용으로 부실기업을 정리하고,
    대우에겐 자금난의 숨통을 터준 일석이조의 당근인 셈이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이미 예정된 공개수순을 따르는 것으로 재벌에게 특혜를
    주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보상거래는 처음이 아니다.

    정부는 구조조정을 잘 한 5대재벌에게 부실금융기관 매수를 허용하기도
    했다.

    최근 대한생명입찰에서 5대그룹에게 재무구조개선약정 이행 등을 조건으로
    입찰을 허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LG가 반도체사업을 현대에 넘기는 과정에서 정부가 LG의 데이콤 지배라는
    "보상빅딜"을 허용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들은 최근 잇달아 정책에 호응하는 재벌에게 신규사업을
    허용하는 등 당근을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

    그렇다고 집권초반에 강도높은 재벌정책을 구사하다가 슬그머니 친재벌정책
    으로 돌아섰던 역대정권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협조융자 독점적 사업진입 허용 등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원칙과
    기준, 제도의 정비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이건희 삼성회장의 사재출연이 재벌정책의 "성과"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내부거래, 계열사간 지급보증, 회계분식 등을 막은 "울타리"가 제역할을
    해 재벌이 더이상 종전처럼 주주와 채권자를 속일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삼성측도 "삼성관계사의 부채분담은 국내외 주주들에게 부당한 손실을
    끼치는 행위로 정당치 못하며 이 경우 삼성관계사들이 주주들로부터 민형사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부가 친 "울타리"가 튼튼하다는 게 입증된 것이다.

    정부는 이와함께 한진 등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에서 보듯 구조조정이 미진한
    재벌에 대해선 여전히 외곽과 심장부를 번갈아 때리는 압박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정부는 재벌의 사금고로 인식되고 있는 제2금융권에 대해서도 개혁의
    칼날을 갈고 있다.

    경영지배구조의 개혁을 통해 보험 종금 증권 등이 재벌의 자금조달창구로
    이용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삼성자동차 처리과정에서 보여준 태도나 입장은 여러면에서 부작용을
    낳을 듯하다.

    우선 "거래"를 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정부는 6대이하 재벌에 대해선 가혹할 정도로 대주주와 임직원의 책임을
    물었으나 5대그룹에 대해선 그렇지 않았다.

    또 정부의 지나친 개입은 또다른 정경유착 시비를 낳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치적 고려가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기업이나 채권단의 책임을 대주주나 경영자가 모두 지는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도 부자연스럽다는 지적이다.

    금융기관이 삼성자동차에 돈을 빌려준 것은 삼성그룹과 이 회장을 보고 한
    것이지만 심사를 제대로 못한 금융기관도 면책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런 부작용 때문에 앞으로는 다소 개입의 강도를 낮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계속 기업구조조정과정에 개입하고 싶어도 중재라는 명분아래
    기업의 의사를 결정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댓가로 특정재벌의 부를 부풀려
    주는 보상거래를 반복할 수 없는 사회적 저항이 커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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