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혈관이 막히면 스텐트(금속그물망)를 넣어 혈관이 좁아지지 않도록
지지해 주는 방법이 이미 보편화돼 있다.

이보다 한단계 진보한 것은 목에 있는 경동맥이 막혀 뇌졸중 증상이 있을
경우 스텐트를 밀어넣어 경동맥을 지탱시키는 방법이다.

또 뇌혈관이라 하더라도 굵고 굴곡이 없는 곳이라면 풍선을 밀어넣은후
부풀림으로써 좁은 혈관을 열어줄 수 있다.

하지만 그 효과는 일시적이어서 뚫어놓으면 이내 막혀버리곤 한다.

더군다나 샛길로 갈라져 나간 뇌혈관은 스텐트는 물론 풍선조차 집어넣을
수 없다.

가톨릭대 부천성가병원 백민우 교수는 지난해 7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뇌경색(뇌동맥이 좁아지고 굳어진 것) 환자에게 스텐트삽입술을 실시해
성공했다.

미국에서도 재작년에애 뇌동맥류(뇌동맥의 일부가 허약해지고 늘어나 터질
위험이 큰 상태)에 스텐트를 삽입했다.

뇌경색은 혈관이 좁아져 동맥류보다 스텐트를 삽입하기가 더 힘든 경우다.

백 교수는 뇌안에 스텐트를 삽입하면 안전하고 영구적인 치료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해 기존의 논문을 참고해 두개강내로 스텐트를 밀어올리는
방법을 연구했다.

작년 7월부터 현재까지 7명의 뇌경색환자에게 스텐트 삽입술을 실시, 모두
성공을 거뒀다.

이 방법은 하지의 대퇴부 동맥을 절개하고 심장 경동맥 뇌기저부(뇌의
바닥부위)를 거쳐 대뇌 소뇌 중뇌 뇌간에 있는 혈관까지 스텐트를 밀어
올리는 수술이다.

심장혈관과 달리 뇌혈관은 구불구불하고 가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 혈관
까지 스텐트를 집어넣는게 대단히 어렵다.

백 교수는 "신축성이 뛰어난 맥스텐트를 사용해 스텐트의 유연성 강도 굵기
마찰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밀어올리는게 핵심"이라며 "스텐트를
앞세우고 뒤에서는 풍선확장기로 유연하고 정교하게 밀어내야 한다"고 설명
했다.

그는 "혈관의 지름이 2mm 미만이라면 굴곡이 있어도 도달시킬 수 있다"며
"소뇌의 경우도 가는 혈관으로 갈라지기 직전의 후뇌동맥까지는 스텐트를
밀어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백 교수는 이런 치료결과를 지난 5월 한일뇌졸중수술학회에서 발표해 일본
의사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참가자들은 새로운 뇌내 스텐트 삽입술 개발로 내시경으로 두개골에 구멍을
뚫고 막힌 혈관을 절제한후 이어주는 기존 뇌혈관문합술의 위험성과 고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