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축" 경쟁이 1백여년만에 재현될 조짐이다.

지난 1884년 영국에 본초 자오선 기준을 뺏겼던 프랑스가 최근 파리를
통과하는 "푸른 자오선" 구축행사를 시작하며 영국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는
것.

언론들은 프랑스가 단순히 2000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행사를 벌이는
것이며 본초자오선을 프랑스로 옮기기 위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
하면서도 프랑스의 심상챦은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간 본초자오선 유치경쟁은 이미 1884년 워싱턴 회의에서 각국
대표들이 지도제작자들과 항해사들이 시간기준선으로 많이 사용하던 영국의
그리니치를 선택해 끝난 상태다.

프랑스는 그후에도 한동안 프랑스를 통과하는 자오선을 고집해왔으나 결국
이를 포기했었다.

프랑스는 대신 무게및 거리의 측정단위 싸움에서 영국이 사용하던 피트,
마일 대신 "미터"시스템을 관철시켜 구겨졌던 자존심을 회복했다.

그러나 작년말부터 프랑스 정부가 다시 본초자오선 문제를 들먹거리기
시작했다.

프랑스 정부는 프랑스 최북단 케르크에서 파리를 통과, 최남단 프라 드 몰로
에 이르는 9백60km에 1만 그루의 나무를 심으며 "푸른 자오선"을 만드는
행사를 시작했다.

이 나무선이 완성되면 우주에서도 쉽게 눈에 띄게 된다는 점에서 영국으로서
는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작업은 오는 11월말 마무리된다.

프랑스가 설정한 이 자오선은 그리니치 동쪽으로 경도 2도 비껴가 있으며
시간상으로 9분 22초가 늦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