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 매각을 위한 금융감독위원회와 뉴브리지캐피털과의 협상은
결렬위기를 몇차례 넘긴 6개월간의 아슬 아슬한 곡예였다.

지난 4월말로 잡혔던 본계약체결시한안에 이견차이를 좁히지 못했을 때는
결렬 분위기가 강했다.

특히 정부가 6월 중순 제일은행을 우선 정상화시키기위해 공적자금투입을
결정하면서 협상이 장기화되거나 무산될 것이라는 전망도 돌았다.

그러나 은행 해외매각부진에 대한 해외시각이 부정적으로 돌아서면서
금감위가 부담을 안게되고 뉴브리지도 좋은 먹이감을 놓치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을 하면서 협상은 빨라졌다.

특히 김대중 대통령이 2일 미국을 방문, 구조개혁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제기됨에 따라 급진전됐다고 할수 있다.

작년 12월31일 오후 늦게 금감위가 뉴브리지와 극적으로 양해각서를
교환했을때 여론은 매각완전타결로 기울었지만 사실상 매각협상은
시작이었다.

양해각서는 그야말로 기본 골결만 정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던 것은 제일은행이 안고 있는 여신에 대한 평가와
신규 부실에 대한 보전기간이 쟁점으로 부상했기 때문.

미국식으로 따지면 부실한 여신이라도 경기회복기에 있는 한국의 현실을
감안할때 정상에 가까운 여신으로 봐달라고 금감위가 주문, 뉴브리지와
의견차이를 좁히는데 오랜 시간을 허비했다.

대우 문제도 걸림돌이었다.

게다가 부실기업을 인수해 정상화시키는 전문 투자펀드인 뉴브리지가 단기
차익만을 챙기는 헤지펀드처럼 알려지면서 국민적 감정이 좋지 않았던 것도
타결이 늦어진 요인이다.

이런 상황에서 헐값 매각은 안된다는 여론이 급부상, 협상진전을 가로막았다

뉴브리지에선 웨이지안 샨 아시아담당 국장이 리먼브러더스의 자문을
받아가면 협상을 했다.

금감위에선 이헌재 위원장의 진두지휘아래 진동수 청와대 금융비서관-남상덕
2심의관이 모건스탠리의 도움을 받아가며 맞섰다.

금감위는 국민세금인 공적자금투입을 최소화하면서 제값을 받기위해 협상
초보자라는 비난까지 감수하는 고통을 치렀다.

뉴브리지는 당초 예상했던수익중 상당 부분을 포기해야 하는 상대적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미래의 이익에 기대를 걸며 껄끄러웠던 금감위와 손을 잡았다.

< 고광철기자 gwang@ >

[ 제일은행 매각일지 ]

<> 97.12.22 정부, 제일은행에 대한 경영개선명령
<> 97.12.24 국제통화기금(IMF) 은행정상화방안 추진일정(98년11월15일
이전 해외매각) 제시
<> 98. 1.15 금융통화위원회 감자명령
<> 98. 1.21 경영개선계획 제출
<> 98. 1.30 8.2대1 비율로 감자실시및 정부 1조5천억원 출자
<> 98. 3. 5 은행감독원 경영개선계획 승인
<> 98. 4.23 매각주간사 모건스탠리 선정
<> 98.11.17 민영화입찰시한 11월15일에서 99년1월말로 연기
<> 98.12.31 미국 뉴브리지캐피털과 매각양해각서(MOU) 체결
<> 99. 5. 2 뉴브리지캐피털과의 배타적 협상기한 만료.
협상은 계속 추진
<> 99. 6.25 금융감독위원회 자본금 감소명령과 공적자금투입 요청
<> 99. 6.26 확대이사회 자본금 감자결의.
소액주주 주식매수청구가격 주당 9백7원.
정부주식 5.5127대 1로 병합결정.
예금보험공사는 4조2천68억원 출자결의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