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대신 조기에 추가 인상할 가능성은 일단 배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달 30일 경기과열과 인플레를 막기
위해 콜금리인 연방기금(페더럴펀드) 금리 목표치를 현행 연 4.75%에서 5%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통화정책 기조를 지금까지의 "긴축(tightening)"에서 "중립
(neutral)"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재할인율(4.5%)은 그대로 뒀다.

이 발표직후 시티뱅크 등 주요 민간은행들도 프라임레이트(우량기업대출
금리)를 연 7.75%에서 8%로 올렸다.

미국 금리인상은 지난 97년3월이후 27개월만이다.

작년하반기에는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세차례나 내렸었다.

인상폭이 소폭에 그친데다 가까운 시일내의 추가인상 우려도 약해지자
미주가와 채권값이 크게 올랐다.

일본 등 세계증시도 동반 급등했다.

이번 인상은 인플레예방주사다.

아직까지 미국물가는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올들어 지금까지 인플레율은 2.1%로 지난 94년과 97년 금리인상 당시의
2.6~2.8%에 비하면 상당히 낮다.

그럼에도 금리를 올린 것은 물가불안의 조짐이 보이는 싹을 미리 자르고
성장의 보폭을 조절, 경기의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인상폭이 작아 세계경제에 대한 충격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엔.달러환율도 당분간 현수준(달러당 1백20~1백23엔)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같다.

그렇지만 미국시장금리가 인상폭만큼 오를 것으로 보여 한국의 외채
원리금상환부담은 다소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미 수출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관심사는 추가인상여부다.

통화정책방향을 중립으로 전환함으로써 추가인상 가능성이 약해진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연내 더이상 인상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지난 11년간 앨런 그린스펀FRB의장은 금리를 올릴때마다 통화기조를
긴축에서 중립으로 바꿨다.

금리인상에 따른 금융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

그런 다음 경제상황이 바뀌면 곧 금리를 올리곤 했다.

이번에도 같은 케이스다.

이와 관련, 월가 금융전문가들은 올 연말쯤 추가인상이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내년초 인상설도 나오고 있다.

관건은 향후 미국경제동향이다.

앞으로 나올 월별 실업률 및 소비자물가상승률 소비증감률 분기별
경제성장률 등 주요 경기지표들을 보면 추가인상여부와 시기 폭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가지 거의 확실한 것은 FRB가 금리를 추가로 인상하더라도 오는 8월의
다음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때는 아니라는 점이다.

이때는 기껏해야 통화기조를 중립에서 다시 긴축으로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까지 FOMC는 네 번 더 열린다.

8월24일과 10월5일, 11월16일, 12월21일 등이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