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배럴당 20달러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내 원유 재고 급감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을 비롯한 산유국들의
감산 약속 이행 등으로 조만간 공급과잉현상이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당분간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안팎에서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30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8월물은 배럴당
85센트올라 19.29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97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런던석유시장에서 브렌트유 8월물도 배럴당 72센트 오른 17.51달러에 장을
마쳤다.

두바이산 현물도 배럴당 16.24달러를 기록, 전날보다 36센트 올랐다.

국제유가가 이처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은 미국 원유 재고 급감에 따른
것이다.

미국석유협회(API)의 주간재고 발표에 따르면 지난 주 미국 원유 재고는
당초 예상과 달리 전주에 비해 약50만배럴 감소한 3억3천만배럴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당초 원유재고가 2백만배럴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었다.

OPEC 등 산유국들의 감산 약속이 이전과 달리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도 유가 상승에 한몫했다.

중동경제조사(MEES)지는 유엔으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는 이라크를 제외한
OPEC 회원국들의 감산합의 이행률이 지난 4월 87%에서 5월에 90%로 향상됐다
고 밝혔다.

이라크를 제외한 OPEC 회원국들의 하루 생산량은 4월 2천6백31만배럴에서
5월 2천6백13배럴로 감소했다.

MEES는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등이 생산량을 늘리기는 했으나 이란,
쿠웨이트, 카타르, 사우디 아라비아, 베네수엘라 등의 감축분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았다고 전했다.

OPEC 등 주요산유국들은 유가부양을 위해 지난 4월부터 하루 2백10만 배럴을
감축키로 합의했었다.

아시아 및 세계경제 회복에 힘입어 원유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국제유가가 WTI기준으로 배럴당 20달러 전후에서 머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알리 나이미 사우디 아라비아 석유장관은 "추가감산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어 올 4.4분기에 유가(브렌트기준)가 최고 배럴당 20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릴와누 루크만 OPEC 사무총장은 "추가감산이 석유수요 회복과 맞물려
유가안정을 가져올 것"으로 낙관했다.

그러나 산유국들에 호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엔의 대 이라크 석유금수 조치가 조만간 해제될 것이라는 전망은
유가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유가가 안정세로 돌아선 경우에도 산유국들이 감산 약속을 제대로 지킬
것이냐 하는 것도 미지수로 남아있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