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묻지마" 투자가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기업내용에 따라 주가가 차별화되고
있는 것.

특히 지난주초 4일간의 급락과정을 거치면서 옥석은 더욱 뚜렷하게 구분되는
추세다.

주가 차별화현상이 나타나면서 주목을 받고있는 종목은 역시 실적호전주.

인터넷관련주 반도체관련주에 이어 6월말부터는 업종에 관계없이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도 과연 실적장세가 펼쳐질까.

주가는 미래가치를 반영하는 것이다.

벤처기업이 몰려있는 코스닥시장의 경우 특히 그렇다.

하지만 미래가치도 현재의 실적으로 어느 정도 나타나야만 주목받을 수
있다.

실적호전주가 새롭게 관심을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실적호전주의 부상 =지난달말의 조정기는 기업의 옥석을 가리는 계기가
됐다.

코스닥지수는 지난달 24일부터 29일까지 4일(거래일 기준)간 무려 11.48
포인트나 떨어졌다.

하루 평균 장중 일교차가 8포인트에 이를 정도로 크게 출렁거렸다.

이 기간에 우량주와 중소형 저가주는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최근까지 단지 싸다는 이유로 하늘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중소형 저가주는
연일 하한가로 내려 앉았다.

부도기업과 화의기업등 투자유의종목은 사려는 주문이 거의 없어 환금성마저
위협받았다.

이때문에 투자자들이 가격을 불문하고 매물을 던져버리는 투매조짐까지
빚어지기도 했다.

급속히 확산되던 공황심리를 차단한 "일등공신"은 실적호전주였다.

동일기연 등은 이 기간에 소폭 하락에 그쳤다.

씨엔아이 등 일부 종목들은 오히려 10%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코스닥지수가 급등세로 돌아선 지난달 30일부터는 실적호전주의 진가는
단연 돋보이고 있다.

하루 5~6포인트가 뛰면서 실적호전주는 대부분 이틀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단숨에 지난 4일간의 조정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실적호전주의 강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란 것이 증시관계자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실적호전주를 제외하곤 시장을 이끌 뚜렷한 주도주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달말과 내달초까지 기업의 반기실적이 잇따라 발표될 예정이란 점도
실적장세의 "롱런"을 예고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다가오는 서머랠리에서 투자포인트를 기업실적에 맞출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 실적호전주는 어떤게 있나 =한빛증권이 최근 발표한 주요 기업의 올해
예상실적에 따르면 정보통신 반도체등 내수관련 벤처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대기업들의 신규 투자억제로 최악의 경영실적을
기록했었다.

하지만 경기가 회복되면서 대기업의 시설투자가 크게 늘면서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급증하고 있다.

반도체용 기초재료 생산업체인 MK전자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보다 10억원
이상 늘어난 1백2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초저온 단열재 전문생산업체인 화인텍은 매출이 20% 이상 늘고 흑자규모
(60억원)도 두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평가됐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아토, 네트워크 사업자인 인터링크, 통신장비업체인
두일전자통신등은 구조조정과 매출증가로 올해중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업을 평가할때는 매출증가율 이외에도 부채비율등을 따져봐야 한다.

부채비율이 높으면 이익을 내더라도 자금사정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차입금구조가 고금리 단기자금위주라면 부채상환 부담이 만만치 않다.

경상이익도 중요한 지표다.

경상이익은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해낸 흑자를 말한다.

당기순이익은 경상이익(영업이익)에다 이자수입 자산매각등의 특별이익을
합산한 것이다.

경상이익에서 적자를 내고도 토지 건물 유가증권등을 매각해 당기순이익을
내는 기업도 더러 있다.

< 김태철 기자 synerg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