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장관의 의중을 파악하려면 그녀 옷깃의 브로치를 살펴보라"

국제 외교가에서 "올브라이트 브로치"가 화제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이 외교협상시 사안에 따라 다른 모양의
브로치를 착용,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어서다.

그래서 "그녀의 브로치를 보면 협상전략을 알수 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실제로 "주제가 있는 브로치"를 달고 협상테이블에 앉곤
했다.

중동 평화협상때는 거미줄에 매달린 거미 모양의 브로치를 달고 나와
협상이 잘 안풀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라크 언론이 자신을 "독사"라고 비난한 직후에는 이라크 외교관들을 만날
때 뱀 모양의 브로치를 달고 나와 상대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지난해 2월 프랑스 외무장관을 만날때 아기천사 모양의 브로치를 달았다.

회담은 예상대로 부드러운 분위기속에서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러시아에 갈 때는 독수리 문양의 브로치를 주로 이용했다.

미국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중동문제를 다룰 때는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 브로치를 달았다.

올브라이트 자신도 "브로치 외교"를 숨기지 않는다.

그녀는 협상에 앞서 기자들에게 "내 브로치를 읽으라"라고 공공연히 말하곤
했다.

지금 미국 뉴욕의 아메리칸 크래프트 뮤지엄에서에서는 올브라이트의 외교
브로치를 기념하는 공예품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전시회 타이틀은 "외교적인 브로치:매들린 올브라이트에게 보내는 찬사."

이 전시회에는 16개국 공예가 61명이 만든 브로치 71점이 전시중이다.

모두 올브라이트 장관이 세계 각국 외교관들과 협상하는 동안 옷깃에 달고
있을 법한 "메시지가 있는" 브로치들이다.

이중 자유의 여신상 얼굴을 본뜬 "자유"라는 제목이 붙은 브로치의 양
눈에는 시계가 박혀 있다.

한쪽 눈에 박혀있는 시계는 올브라이트가 회담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알게하기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녀의 방문객이 언제 떠나야 할지
알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금 은 다이아몬드 플라스틱 종이 등 다양한 소재로 만든 브로치들은
애국적인 브로치, 변덕스런 브로치, 화려한 브로치, 엄청나게 큰 브로치 등
온갖 모양으로 각 브로치마다 독특한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전시회를 마련한 필라델피아 공예갤러리 대표 헬렌 드러트는 전시회
카탈로그 서문에서 "브로치로 전 세계에 협상태도를 알리는 올브라이트의
자신감에 찬사를 표하는 전시회"라고 밝혔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