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금융 구조조정의 양대 현안이었던 삼성자동차 빅딜과 제일은행 매각이
일단락됐다.

그러나 뒷맛은 개운치가 않다.

김대중 대통령의 미국방문에 맞추느라 설익은 상태에서 봉합한 감이 있다.

때문에 그 결과와 후속조치를 놓고 앞으로도 당분간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오는 6일로 잡힌 국회의 경제분야 대정부질의에서는 뜨거운 공방이
예상된다.

삼성자동차 문제는 두가지 후속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출연한 삼성생명 주식 및 <>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의 처리
방안이 그것이다.

이중 주식처리 방안은 채권단의 역할이 주목된다.

삼성생명 주식을 과연 얼마로 평가할 지가 관심거리다.

아울러 그 주식을 어떤 방법으로 삼성자동차 부채상환에 사용할 지도
채권단이 결정할 사안이다.

항간에는 제일제당 등 기존 삼성생명 주주들에게 인수시킨다는 설이 돌고
있다.

정부로서는 삼성차 문제로 불거진 "생보사 기업공개"도 풀어야 할 난제다.

당장 교보측은 주초에 기업공개 추진계획을 발표할 것이라 한다.

정부가 생보사 주주와 보험계약자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정할 지 자못
궁금하다.

"솔로몬의 지혜"가 발휘돼야 할 부분이다.

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처리방안은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됐다.

정부는 대우가 인수해 계속 자동차공장으로 운영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금사정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대우가 "생산할 수록 적자"라는
부산공장을 자력만으로 선뜻 인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만약 자동차공장이 폐쇄될 경우 삼성자동차만을 믿고 세워진 협력업체들의
운명이 어찌될 것인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삼성자동차의 법정관리신청으로 허를 찔린 곳은 대우그룹이다.

구조조정에 적잖은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단행된 사장단 축소개편에 이은 후속조치가 주목된다.

그중에도 최우선의 관심사항은 대우전자의 운명이다.

대우측은 해외업체와 매각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쉽사리 결론이 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공식발표될 제일은행 매각협상 결과도 한동안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쟁점은 "가격과 조건이 적절한 것인가"하는 점이다.

그동안에도 여론은 "매각이 늦어지더라도 제값을 받아야 한다"는 쪽과
"가격에 연연하지 말고 매각을 서둘러야 한다"는 쪽으로 갈려 있었다.

특히 사설 등을 통해 후자쪽을 지지했던 일부 언론사도 협상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태도를 돌변, 헐값 매각 시비를 걸고 나서 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오는 8일 기획예산처의 "공기업 구조조정 점검회의"
도 이목을 끈다.

조폐공사 파업유도설 파문을 계기로 공기업 개혁에 제동이 걸리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학계 일부에서는 공기업 민영화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게다가 정부가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도 공기업 구조개혁 문제는
전혀 언급이 안돼 있어 더욱 이 회의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시장의 관심사항은 7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다.

현재로서는 기존의 저금리 기조에 변화가 없을 것이 확실시된다.

다만 인플레와 경상수지 악화 가능성에 대한 언급은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그 수위가 어느정도가 될 지는 금통위에 앞서 6일 발표되는 2.4분기 소비자
동향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동향으로는 현대전자의 LG반도체 경영권 인수가 5일로 예정돼 있다.

이날 부로 양사의 영업활동이 단일화되는 등 사실상 통합법인이 출범하게
된다.

이에따라 두 회사가 물리적으로 뿐만 아니라 화학적 통합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체크포인트 ]]

<> 5일 : 현대전자, LG반도체 경영권 인수
<> 6일 :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의
IMF 하반기 정례협의 개시(20일까지)
<> 7일 : 금융통화 위원회
공기업 구조조정 점검 회의
<> 주중 : 제일은행 매각협상 결과 발표
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처리 방안
생보사 상장허용 논란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