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경기회복과 가지치기 .. 최우석 <연구소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최우석 < 삼성경제연구소장 >
경제지표 면에서 보면 한국경제는 요즘 힘찬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5월 이후 산업, 소비, 투자활동은 더욱 활발해 오히려 경제가 과속하는 게
아닌가 걱정될 정도다.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성장률은 6%선을 넘어 거의 7%에 육박할 전망이다.
연구소의 경제전망이 자꾸 틀려 겸연스러운 일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낙관적
수치가 나오고 있다.
꽁꽁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고 최근엔 고정투자도 약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건설투자는 아파트를 비롯해 크게 활발해졌다.
설비투자는 아직 본격화됐다고 볼 수 없으나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약간
풀리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경기낙관의 두드러진 징표는 기업 신설의 격증이다.
부도법인보다 신설법인이 10배가 넘는다.
지난 6월중 전국 6대 도시의 신설법인 수는 2천5백83개로 사상 최다였다고
한다.
휴일을 뺀다면 하루에 무려 1백개사가 탄생한 셈이다.
법인이 아닌 소규모 자영업까지 포함하면 새로 생기는 업체의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이는 우리 경제가 역동적으로 되살아나는 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불안요인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다.
환자가 회복기에 조심해야 하는 것처럼 경제도 일어날 때 오히려 더욱
조심해야 한다.
장밋빛 경제전망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취약요인이 많다.
금년 성장률 6~7%엔 버블이 섞여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재고요인으로 작년에 크게 준 재고가 금년에 덜 줄었기
때문에 성장률이 4% 가량 높아졌다.
따라서 그것을 빼면 실질적인 성장률은 2~3%밖에 안 된다.
또 외국빚에 대한 이자가 많이 나가고 수출값보다 수입값이 더 올라
교역조건이 나빠졌다.
그래서 금년 1.4분기 명목소득은 오히려 줄었다.
달러 기준으로 하면 올해 국민소득은 약 8천달러로 IMF사태 전보다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경기가 좋아졌다고 하는데 모두들 실감하지 못하겠다고 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거시지표 상으로는 IMF사태를 극복했는지 모르지만 피부로 느끼는 경제는
아직도 아닌 것이다.
경제회복에 또하나 부담되는 것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한층 뚜렷해졌다는
점이다.
IMF사태 이후 소득분배의 양극화가 두드러졌고 그로 인해 중산층이 큰
타격을 받았다.
중산층의 타격은 경제적으로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치.사회적 긴장과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벌써 그런 조짐이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어려울 땐 참고 견디지만 좀 나아진다 싶으면 불만이 밖으로 나온다.
최근 노동계를 비롯한 사회 저변층의 불만 폭발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작년의 고금리와 최근의 금융장세는 재산과 소득의 격차를 심화시켰다.
특히 주식붐은 중산층을 향한 축복도 될 수 있으나 자칫 잘못하면 그 반대로
저주도 될 수 있는 것이다.
주가가 한번 무너질 땐 심각한 사태가 일어날 것이다.
주가는 과잉유동성과 더불어 매우 큰 위험성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는 중산층 육성 등을 위해 정책 선회를 천명하고 있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러나 그런 배려와 경제개혁의 중단이 백지 한장 차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균형을 잘 잡아야 할 것이다.
사실 경제의 체질개혁은 아직 끝낼 단계가 아니라 지금부터 본격화해야
한다.
기업, 금융, 공공부문, 노동 등 4대 개혁 중 어느 것 하나 만족할 만한
수준에 와 있는 것은 없다.
경제의 고비용 저효율 체질을 싹 바꿔 국제경쟁을 벌일 수 있는 산업기반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
올들어 외화유입으로 원화가치가 올라 수출이 고전하고 있는 것을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특히 대 엔화환율 10대 1이 깨진 것이 큰 타격이다.
원화절상을 감당할 수 없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괜찮으나 만약 설비투자라도 본격화하는 날이면 국제수지를
낙관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이런 형편에서 경제지표가 좀 좋아진다고 해서, 또 내년에 총선이 있다고
해서 경제운용을 느슨하게 했다간 또 다시 큰일나게 되어 있다.
그러나 그렇게 흘러갈 위험이 다분히 있다.
긴장이 풀어졌고 국민정서도 그것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그걸 막고 좀더 참자고 할 수 있는 리더십이 없다.
그래서 더 걱정이다.
분명히 한국경제는 힘찬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그러나 이때가 위험하다.
과거의 경험으로 보면 이때 잘 전정을 해야 하는데 그러면 "모처럼 나오는
경기의 싹을 자른다"고 아우성이 난다.
가만 있으면 문제가 커져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따라서 탈이 나지 않게 미리미리 가지치기를 하는 경륜과 용기가 지금
절실히 필요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6일자 ).
경제지표 면에서 보면 한국경제는 요즘 힘찬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5월 이후 산업, 소비, 투자활동은 더욱 활발해 오히려 경제가 과속하는 게
아닌가 걱정될 정도다.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성장률은 6%선을 넘어 거의 7%에 육박할 전망이다.
연구소의 경제전망이 자꾸 틀려 겸연스러운 일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낙관적
수치가 나오고 있다.
꽁꽁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고 최근엔 고정투자도 약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건설투자는 아파트를 비롯해 크게 활발해졌다.
설비투자는 아직 본격화됐다고 볼 수 없으나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약간
풀리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경기낙관의 두드러진 징표는 기업 신설의 격증이다.
부도법인보다 신설법인이 10배가 넘는다.
지난 6월중 전국 6대 도시의 신설법인 수는 2천5백83개로 사상 최다였다고
한다.
휴일을 뺀다면 하루에 무려 1백개사가 탄생한 셈이다.
법인이 아닌 소규모 자영업까지 포함하면 새로 생기는 업체의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이는 우리 경제가 역동적으로 되살아나는 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불안요인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다.
환자가 회복기에 조심해야 하는 것처럼 경제도 일어날 때 오히려 더욱
조심해야 한다.
장밋빛 경제전망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취약요인이 많다.
금년 성장률 6~7%엔 버블이 섞여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재고요인으로 작년에 크게 준 재고가 금년에 덜 줄었기
때문에 성장률이 4% 가량 높아졌다.
따라서 그것을 빼면 실질적인 성장률은 2~3%밖에 안 된다.
또 외국빚에 대한 이자가 많이 나가고 수출값보다 수입값이 더 올라
교역조건이 나빠졌다.
그래서 금년 1.4분기 명목소득은 오히려 줄었다.
달러 기준으로 하면 올해 국민소득은 약 8천달러로 IMF사태 전보다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경기가 좋아졌다고 하는데 모두들 실감하지 못하겠다고 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거시지표 상으로는 IMF사태를 극복했는지 모르지만 피부로 느끼는 경제는
아직도 아닌 것이다.
경제회복에 또하나 부담되는 것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한층 뚜렷해졌다는
점이다.
IMF사태 이후 소득분배의 양극화가 두드러졌고 그로 인해 중산층이 큰
타격을 받았다.
중산층의 타격은 경제적으로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치.사회적 긴장과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벌써 그런 조짐이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어려울 땐 참고 견디지만 좀 나아진다 싶으면 불만이 밖으로 나온다.
최근 노동계를 비롯한 사회 저변층의 불만 폭발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작년의 고금리와 최근의 금융장세는 재산과 소득의 격차를 심화시켰다.
특히 주식붐은 중산층을 향한 축복도 될 수 있으나 자칫 잘못하면 그 반대로
저주도 될 수 있는 것이다.
주가가 한번 무너질 땐 심각한 사태가 일어날 것이다.
주가는 과잉유동성과 더불어 매우 큰 위험성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는 중산층 육성 등을 위해 정책 선회를 천명하고 있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러나 그런 배려와 경제개혁의 중단이 백지 한장 차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균형을 잘 잡아야 할 것이다.
사실 경제의 체질개혁은 아직 끝낼 단계가 아니라 지금부터 본격화해야
한다.
기업, 금융, 공공부문, 노동 등 4대 개혁 중 어느 것 하나 만족할 만한
수준에 와 있는 것은 없다.
경제의 고비용 저효율 체질을 싹 바꿔 국제경쟁을 벌일 수 있는 산업기반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
올들어 외화유입으로 원화가치가 올라 수출이 고전하고 있는 것을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특히 대 엔화환율 10대 1이 깨진 것이 큰 타격이다.
원화절상을 감당할 수 없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괜찮으나 만약 설비투자라도 본격화하는 날이면 국제수지를
낙관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이런 형편에서 경제지표가 좀 좋아진다고 해서, 또 내년에 총선이 있다고
해서 경제운용을 느슨하게 했다간 또 다시 큰일나게 되어 있다.
그러나 그렇게 흘러갈 위험이 다분히 있다.
긴장이 풀어졌고 국민정서도 그것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그걸 막고 좀더 참자고 할 수 있는 리더십이 없다.
그래서 더 걱정이다.
분명히 한국경제는 힘찬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그러나 이때가 위험하다.
과거의 경험으로 보면 이때 잘 전정을 해야 하는데 그러면 "모처럼 나오는
경기의 싹을 자른다"고 아우성이 난다.
가만 있으면 문제가 커져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따라서 탈이 나지 않게 미리미리 가지치기를 하는 경륜과 용기가 지금
절실히 필요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