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마침내 1,000포인트를 돌파했다.

95년10월15일 네자리 지수가 무너진 뒤 3년8개월만의 일이다.

지난해 6월16일, IMF 체제의 한복판에서 280까지 폭락한지 1년여만에
3.6배나 폭등했다.

싯가총액은 3백조3천9백31억원으로 사상 처음 3백조원을 넘어섰다.

거래대금과 거래량, 고객예탁금도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7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6.55포인트 오른 1,005.98을 기록했다.

1,000 고지 점령을 위해서는 몇차례 공방전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단숨에 가쁜하게 올라섰다.

5일 연속 상승하며 1백22.98포인트(13.9%)나 급등했다.

거래대금은 6조1천2백69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6조원을 넘어섰다.

거래량도 3억9천9백67만주로 사상 최대였다.

고객예탁금도 9조4천27억원(6일 기준)으로 사상최고였다.

코스닥시장에서 코스닥지수도 199.96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수 1,000"은 한국에도 주식자본주의(Stock Capitalism)가 도입되고
있음을 뜻한다.

IMF 위기를 1년반만에 성공적으로 극복했다는 것을 대내외에 천명했다는
의미도 있다.

지난해 6월 지수가 280까지 밀렸을 때 한국경제는 아무런 희망이 없는
것처럼 여겨졌다.

S&P는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이 미흡하다며 신용등급을 더 낮출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엔.달러환율이 달러당 1백47엔까지 상승(엔화가치 하락)하면서 중국의
위엔화가 절하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됐다.

타이거펀드가 외수증권을 환매에 나섰다는 루머가 나돌았고 민노총은
파업강행을 외쳤다.

55개 퇴출기업명단이 발표돼 분위기는 더욱 흉흉했다.

당시의 절망은 이제 "한여름밤의 악몽"으로 끝나고 있다.

주가는 IMF 위기 직전수준(750)을 훌쩍 뛰어넘어 사상 세번째로 1,000포인트
의 성층권에 들어갔다.

주가상승에 힘입어 올해 성장률은 6~7%로 높아지고 물가상승률은 5% 미만
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동차 반도체 조선 건설 등 한국을 대표하는 업종의 생산활동도 IMF 전을
뛰어넘어 사상최고 수준에 와있다.

"지수 1,000은 종착역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이익치 현대증권 회장)이란
말이 점점 더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 홍찬선 기자 hc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