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서 가장 어려운 골프경기"

호주 남부 사막에서 지난달 열린 데저트클래식대회다.

92년에 시작, 올해 8회를 맞은 이 대회는 우메라 및 록스비다운스 등 2곳의
골프장에서 2라운드경기로 펼쳐졌다.

58명의 클럽멤버들이 참가, 2명씩 조를 이뤄 드라이버샷을 각자 날린 후
세컨드샷부터 두 볼중 좋은 위치의 것을 선택해 치는 스크램블방식으로
진행됐다.

경기장에는 살을 에는 듯한 세찬 겨울 바람이 몰아쳤다.

우메라골프장은 잔디 한포기 없는 불모지.

어쩌다 잔디싹이 나오면 그 위에 드롭을 한 뒤에 샷을 날리도록 허용돼
있다.

선수들은 각자의 카트에 인조잔디를 싣고 다니며 그 위에 볼을 놓고
페어웨이샷을 날렸다.

그린은 풀대신 기름섞인 모래로 채워져 있다.

기름은 모래가 바람에 날려가지 않고 토끼가 굴을 파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

그러나 전갈퇴치에는 무용지물.

골퍼들은 홀에서 볼을 꺼낼때 전갈에 물리지 않도록 반드시 장갑을
착용해야만 한다.

우메라골프장은 파70(5천48m)코스이며 그린피는 단 1달러.

록스비다운스골프장은 18개홀중 12개홀에 잔디가 자란다.

이 골프장 멤버인 피터 린드너와 폴니켈 조는 이 대회에서 5번이나
우승했다.

코스를 훤히 꿰뚫고 있기 때문.

그러나 올해 대회에선 남부출신의 브렌튼 헌트리와 제이슨 하벨조에게
역전패했다.

막판 불어닥친 강풍이 결정적 패인이 됐다.

린드너 조는 94년에도 후반 까마귀가 공을 물고 가는 바람에 로스트볼로
벌타를 먹고 우승을 놓쳤다.

이처럼 실력보다는 행운이 크게 작용하는게 이 대회 속성이라고.

< 유재혁 기자 yoo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