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시아'' / 코리아나화장품 ]

"오렌지 화장품 엔시아"

오렌지색깔의 주황색 용기에 담긴 화장품 "엔시아"를 설명하는 데는 다른
말이 필요없다.

엔시아하면 사람들은 으레 오렌지를 떠올리고 비타민C 화장품을 연상한다.

엔시아는 다른 기능성 화장품처럼 이런 저런 제품 설명을 늘어놓지 않는다.

하지만 오렌지색 화장품 용기만으로도 엔시아가 어떤 제품인지 사람들에게
충분히 전달된다.

소비자들은 광고 한번만 봐도 제품의 이미지를 뚜렷하게 느낄 수 있다.

엔시아의 히트요인은 바로 이것이다.

쉽고도 확실하게 제품의 기능을 알렸다는 점이다.

덕분에 90년대 초반의 히트상품이었던 머드팩 제품으로 굳어진 코리아나
화장품의 딱딱한 이미지도 유행을 앞서가는 오렌지톤으로 새롭게 바뀌게
됐다.

엔시아를 개발하는 작업은 벼랑 끝에서 시작됐다.

작년까지만 해도 코리아나화장품은 기초 제품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따라서 직원들은 위기의식 속에서 똘똘 뭉쳤다.

김정행 영업 전무는 "이번에도 안되면 끝이라는 생각으로 이 제품을
만들었어요. 연구원들이 며칠씩 집에도 못들어 가는 걸 보면 마음 아플 때도
많았습니다"라고 당시를 떠올린다.

엔시아가 인기를 끈 데는 제품컨셉트와 용기 디자인이 큰 몫을 했다.

코리아나는 제품 개발 당시 더 나은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상품 기획, 용기
개발, 디자인 팀부터 마케팅, 홍보팀에 이르기까지 전체 부서가 참여하는
워크숍을 수차례 열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컨셉트가 비타민C 화장품.

때마침 코리아나에서 순수 비타민C를 안정적으로 제품화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된 시점이었다.

제품 디자인은 기능성을 강조하기 위해 주사액 병(앰플병)모양으로 했다.

색깔은 비타민이 많이 들어있는 오렌지의 컬러로 정했다.

제품 개발후 세분야로 나뉘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한 것도 또 다른 성공요인
이었다.

첫째 마케팅 전략은 용기에서 매장 디스플레이까지 통일시킨 오렌지색
"컬러 마케팅"이었다.

엔시아가 겨냥한 주고객층이 비주얼 세대인 20대라는 점에 착안했다.

코리아나는 모든 매장에 진열장 색을 오렌지로 통일하고 영업 사원들에겐
오렌지색 유니폼을 입혔다.

구입한 제품은 오렌지색 쇼핑백에 담아줬다.

오렌지색은 눈에 잘 띌 뿐 아니라 제품의 기능을 강조해 주는 효과를
거두었다.

이와 함께 "지역 마케팅"을 활용한 세미나식 행사도 가졌다.

사장 부사장등 임원들이 1주일간 수원에서 제주도까지 전국 각지를 돌았다.

판매점 사장들을 직접 만나 세미나를 열었다.

오렌지색 와이셔츠를 입은 임원들은 거리에 직접 나가 샘플도 돌렸다.

그동안은 제품 발매시 서울 지역에서 1회성 행사를 가지는 것이 보통이었다.

이밖에 인터넷과 PC통신을 활용한 "사이버 마케팅"도 전개했다.

우선 홈페이지 전체를 오렌지 톤으로 바꿨다.

접속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퀴즈잔치와 광고 카피 공모전도 벌였다.

제품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유니텔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반응도 접수했다.

엔시아는 2월 한달동안 18만개 이상이 팔려 시판 부문에서 최고 매출 실적을
올렸다.

4개월만에 1백억원이 넘는 판매액을 기록, "오렌지 돌풍"의 주역이 된
것이다.

결국 엔시아는 제품 기술력과 더불어 이를 알리는 치밀한 마케팅 전략이
맞아떨어져 상승효과를 거둔 사례다.

특히 영상에 익숙한 신세대들에게 시각적 이미지로 제품기능을 전달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 손승현 기자 ss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