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빌게이츠@생각의 속도'' / 청림출판 ]

보름만에 11쇄 발행, 한달반만에 10만부 판매, 7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 세계 60개국 동시 출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의 두번째 저서 "빌 게이츠@생각의 속도"
(이규행 감역, 안진환 역, 청림출판)가 세운 기록들이다.

지난 5월10일 발간된 이 책은 여름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전국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청림출판사는 쇄도하는 주문때문에 눈코 뜰 새가 없다.

경제경영서를 주로 출간해온 이 출판사는 빌 게이츠라는 대어를 낚아 창사
이후 가장 풍성한 어획고를 올리고 있다.

성공비결은 의외로 간단하다.

고영수(49)대표는 "인터넷 혁명의 변화를 적절하게 얘기해줄 인물이 빌
게이츠라는 점에 주목했다"며 "시대 흐름을 정확하게 포착한데다 비전까지
담겨 있어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편집팀은 표지 디자인까지 꼼꼼하게 신경썼다.

빌 게이츠의 인지도가 높은 점을 감안해 그의 사진을 전면에 내세우는 등
시각적 효과를 높였다.

그러나 이 책의 진짜 승부는 제목에서 비롯됐다.

영문원서와 달리 빌 게이츠의 이름을 앞에 넣고 인터넷 주소에 필수적인
기호 @와 책의 핵심내용을 응축한 "생각의 속도"를 접목시킨 것.

기획과정에서 거론된 후보 제목은 "빌 게이츠의 새로운 천년의 준비"
"비즈니스@디지털.신경망" "빌 게이츠@사고의 속도" 등이었다.

편집장 안선희(29)씨는 "공감각적인 제목을 만들기 위해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면서 출간 직전까지 고심을 거듭했다"고 얘기했다.

그는 영문판 제목("Business@The Speed Of Thought:생각의 속도로
움직이는 비즈니스")도 처음에는 @가 없었다며 나중에 "at"이 "@"로 바뀐
뒷얘기를 소개했다.

서점 판매용과는 별도로 하드커버 책 3천부를 찍어 최고경영자 등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돌린 전략도 주효했다.

삼성 LG 교보 세종증권 등 기업의 단체주문이 밀려들었고 행정부와 의료계
대학에서도 대량으로 사갔다.

독자반응이 확인되자 TV자막광고까지 과감하게 내보냈다.

책의 내용이 좋았던 건 말할 것도 없다.

저자는 급변하는 미래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를 알기 쉽게 가르쳐준다.

분야도 기업뿐 아니라 정부 교육계 의료계 군대 등 모든 조직을 아우르고
있다.

이 책에 담긴 빌 게이츠의 메시지는 명쾌하다.

"다가올 10년간의 변화는 지난 50년보다 훨씬 더 클 것이다. 80년대가 질
의 시대였고 90년대가 리엔지니어링의 시대였다면 2000년대는 속도의 시대다"

그는 앞으로의 변화를 종교혁명에 비유하면서 기업경영에서도 종래의 속도
개념이 파괴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같은 변화의 동력은 바로 광속보다 빠른 "생각의 속도"라는 것이다.

그는 기업을 생명체 또는 인체의 신경계에 견준다.

"디지털 신경망(DNS)"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업 생사가 결정된다고
강조한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