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투자하고 있는 외국인들은 삼성자동차 처리문제를 단순하게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적자기업이고 장기적으로도 수익성이 없는 삼성차를 정리하는 것은 경제적인
논리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차를 청산했을 때 나타날 여러가지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정치적인
노력은 필요하겠지만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서는 정치적인 논리가 절대
개입돼서는 안된다는게 이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ING베어링증권 빌 헌세이커 이사는 "삼성차 문제는 시장원칙에 따라 처리
해야 한다"며 "적자규모가 크고 장기적으로도 성장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자산을 국내외에서 매각하든지 아니면 청산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대외신인도가 높아지고 경기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삼성차를 폐쇄한다고 해서 국가경제가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장원리
에 따라 빠른 시일내에 해결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에 진출해있는 미국보험회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삼성차는 사업실패로
은행에서 돈을 더이상 빌릴수가 없고 그룹 계열사들로부터 지원을 받을수
없게 돼 결국 법정관리에 이르렀다"며 "부도낸 후 자산매각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건희 삼성회장이 삼성생명 주식 4백만주를 출연해서 삼성차
빚을 갚겠다고 한 것은 높이 평가할수 있다"며 "내년까지 생명보험회사
상장여부를 결정지어야 한다면 이번 기회에 빨리 방침을 정하는 것도 문제를
해결하는데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ING은행 윤경희 서울지점장은 "최근 만나본 외국투자가들은 삼성차 문제를
경제적인 시각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정치적인 판단으로 결정
하거나 시간만 끌 경우 대외신인도에 손상을 줄수 있기 때문에 빨리 해결
해야 한다"고 전했다.

외국인들은 또 삼성차에 돈을 빌려준 채권단의 책임문제에 대해 "어느정도는
채권금융기관들이 책임을 져야 하는게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빌 헌세이커 이사는 "은행들이 삼성차의 사업성을 따져 보지도 않고 돈을
빌려 줬다면 채권단이 일부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며 "그러나 삼성그룹
이 책임지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밝혔다.

< 현승윤 기자 hyuns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