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윤씨 약력 ]

<>41년 부산출생
<>63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75년 미인디애나대 경제학 박사
<>72~92년 서울대 교수
<>93년 대통령 경제수석 비서관
<>94년 재무부 장관
<>금융통화운영위원
<>현 순천향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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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어떤 관직에 임명받았을 때보다 더 기쁨과 보람을 느낍니다. 인맥을
뿌리치고 부산대 출신이 아닌 사람을 총장 후보로 뽑아 준 교수들의 소신있는
선택을 존경합니다. 부산대를 세계적 대학으로 발돋움시키는 데 역량을
총동원할 것입니다"

최근 부산대 총장 선거에서 외부인사로는 사상 처음 총장후보에 선출된
박재윤 교수(56.전 통상부장관)는 "부산대를 환태평양권의 핵심적 대학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부산의 지리적 이점과 교수진의 축적된 역량, 학생들의 개방된 기질을
살리면 세계 최고수준의 대학으로 키울 수 있다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이를 위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방향이 세계화 교육.

미국의 UCLA, 캐나다의 UBC, 일본의 오사카대 등 환태평양 6개 선진대학과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대학과 각종 연구사업을 공동으로 벌이는 것은 물론 학점과 학생을
교류시켜 환태평양권의 주요대학을 하나로 묶는다는 것이다.

모든 학생들에게 3학년까지 영어와 컴퓨터를 필수로 이수토록 하는 것도
이 계획의 하나다.

세계 우수인력들과의 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도록 기본적인 틀을 다져야
한다는 것이다.

박 총장후보는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메가머저(초대형 합병)를 통해 경쟁력
을 키우고 있듯 대학도 강점을 모아야 새 밀레니엄에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학문연구에선 창의력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한다는 게 박 총장후보의
생각이다.

자율적인 연구분위기가 조성되도록 불필요한 간섭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대학은 국가와 지역발전을 위해 필요한 이론과 기술을 제공하는
마당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진국들이 개발한 이론과 기술을 단순히 전파하는 데 그쳐서는 안된다는
것.

지역 산업과 문화발전에 기여하는 공동체의 장이 돼야 한다는 자세다.

이를 위해 상공회의소나 지역연구소 등 관련단체와 함께 지역발전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데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상공인들에게 대학이 가진 기술과 정보를 제공하는 사업도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박 총장후보는 특히 구성원의 단결을 강조한다.

이번 선거에 함께 출마한 교수들을 모두 고문위원으로 위촉, 3개월마다
한차례씩 만나 의견을 수렴하기로 한 것도 그래서다.

매주 20여명의 교수진과 함께 등산도 할 예정이다.

방학땐 연찬회를 열어 교직원들과의 신뢰도 다져 나갈 계획이다.

박 총장후보는 청와대 경제수석과 재무.상공 장관을 거쳐 행정경험이
풍부하다.

중앙 무대에 발도 넓다.

마음 먹은 일은 꼭 해내고 마는 스타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런 개인적 역량이 부산대를 도약시키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게 교직원
들의 평이다.

"부산대학은 더이상 지방대학 중의 하나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박 총장후보
에게서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박 총장후보는 교육부의 승인을 거쳐 오는 9월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 부산=김태현 기자 hyun11@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