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가구 투자 성공사례 ]

증권이나 금융과 마찬가지로 부동산시장에도 일정한 흐름이 있다.

외부환경과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 받으며 침체기-회복기-활황기-쇠퇴기를
반복한다.

시장 내부에서도 변화가 일어난다.

영원한 주도상품은 없다.

한때 유행했던 인기상품이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퇴조했던 상품이 다시
각광받기도 한다.

부동산을 통해 돈을 벌려면 이같은 시장흐름을 꿰뚫고 적절한 때 실천에
옮겨야 한다.

부동산 투자에 성공한 사람들은 상황변화에 재빨리 대처하는 유연한 사고가
몸에 배어 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사는 홍의철(56)씨도 시장의 변화를 잘 읽어
투자에 성공한 사람중 하나다.

지난 연초 아파트를 팔고 다가구주택을 구입한 그는 지금 매월 2백10만원의
고정수입으로 편안한 노후생활을 즐기고 있다.

1~2년전만해도 이같은 일은 아마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주택 가격이 급락한 데다 임대가 안돼 홍씨는 아마도 곤란한 상태에 빠졌을
거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그는 달라진 환경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새로운 수익을 창출해냈다.

홍씨는 지난해 하반기 퇴직을 앞두고 살고 있던 이촌동의 43평형 아파트를
처분키로 했다.

자녀들의 분가로 큰 집이 필요없어진 데다 노후대책을 위해서였다.

집을 판 금액과 퇴직금을 합쳐 매월 고정수입을 얻을수 있는 상품에
투자하겠다는게 홍씨의 복안.

그러나 당시엔 투자대상이 마땅치 않았다.

금융상품은 시중금리의 빠른 하락으로 매력이 없어졌다.

안정적이었지만 월 10%도 안되는 이자수입은 도무지 마음에 차지 않았다.

그렇다고 한 평생 모은 돈을 몽땅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더욱 망설여졌다.

주변에선 투자전망이 밝다고 했지만 그는 주식에 대해 잘 모를뿐더러
리스크가 너무 커 보였기 때문이다.

정년퇴직이 다가올수록 홍씨의 고민은 깊어만 갔다.

그러던중 평소 알고 지내는 부동산업소에서 서대문구 연희동에 있는
다가구주택이 급매물로 나왔다는 말을 들었다.

61평의 대지에 반지하1층 지상3층으로 건립된 이 주택의 가격은 땅값수준
(평당 5백만원)을 약간 웃도는 3억8천만원.

그도 처음에는 별로 귀담아 듣지 않았다.

지난해 IMF한파로 거리에 나앉게 된 임대주택 사업자들을 많이 보아왔던
탓이다.

그러나 부동산업소에서 집이 워낙 싸게 나왔고 월세로 받을수 있다며
여러차례 권유해 일단 한번 가보기로 했다.

현장을 방문한 홍씨는 의외로 이 주택이 마음에 들었다.

건립된지 2년이 채 안되는데다 단독주택같은 아늑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인근 부동산업소들을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다가구주택 시세와 임대현황을
조사한 홍씨는 자신의 선입견이 잘못됐음을 깨달았다.

자신이 알고 있던 것과는 달리 시장상황이 많이 달라져 있었던 것이다.

임대이자 수준도 시중금리의 2배이상(월 1.5부) 되는 데다 임대패턴이
전세에서 월세로 바뀌고 있어 투자전망이 밝아 보였다.

그는 특히 이 주택이 차로 도심까지 20분안에 닿을수 있고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해 임대를 놓기에 수월하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아파트를 팔면 별도 부담없이 은행이자의 2배이상 수입을 얻을수
있다는 점에 마음이 끌렸다.

홍씨는 아내와 상의한 끝에 아파트를 3억6천만원에 처분하고 지난 연초에
이 주택을 매입했다.

3층은 자신이 거주하고 나머지 6가구는 보증금 5백만원, 월세 35만원씩에
세를 놓았다.

홍씨가 지금 얻는 매월 고정수입은 가구당 35만원을 합친 2백10만원.

이는 자신이 직장에 다닐때 받는 월급에 버금가는 금액이다.

번듯한 집을 장만하고 매달 고정수입을 확보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 유대형 기자 yoo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