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뜨겁게 달아올랐던 삼성자동차 논쟁도 열기가 가라앉는 기미다.

경제논리와 정치논리 사이에서 우왕좌왕했던 정부는 지난 8일 ''5대 원칙''
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5대 원칙에 대한 한 경제계 인사는 경제도 정치도 아닌 ''술자리 논리''라고
평했다.

경제논리와 정치논리가 술자리를 빌려 적당히 타협한 격이라는 뜻이다.

어쩌면 그게 한국적 현실의 한계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경제논리와 정치논리의 대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이제부터가 본게임이다.

부산공장 처리와 삼성생명 주식평가 문제, 채권단의 책임분담 문제 등에
대해 어떤 결론이 내려질지가 관심거리다.

이와 관련, 주초에 두가지 중요한 회의가 열린다.

삼성자동차 16개 채권금융기관들은 13일 채권단 전체회의를 개최한다.

회의에서는 <>삼성생명 주식평가 및 부족분 보전방법 <>주식유동화 방안
등에 대해 채권단의 첫 입장표명이 예상된다.

12일에는 부산에서 여당과 정부관계자들이 모여 부산지역 경제활성화 대책을
논의한다.

정부는 이 자리에서 녹산공단에 신발전용공단을 조성하고 삼성전자의 백색
가전공장을 이전하는 등의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부신시측은 "무엇보다 삼성자동차의 정상가동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정부가 어떤 입장을 밝힐 지 주목된다.

재계의 행사로는 이디호 청와대 경제수석과 재계대표의 간담회가 15일로
예정돼 있다.

이 수석측이 먼저 제의한 만남이다.

주요 그룹에 대한 잇따른 세무조사 등으로 잔뜩 긴장하고 있는 재계대표들은
이 수석이 어떤 얘기를 꺼낼지 ''기대반 우려반''의 표정이다.

삼성차 문제 못지않게 관심을 그는 현안은 대우그룹의 구조조정이다.

지난달말 대대적인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대우가 이번주중 보다 가시화된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는 설이 퍼져 있다.

그동안 계열사 매각을 위해 외국업체와 맺은 양해각서 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는 (주)대우 대우자동차 대우증권 등 주력 계열사만을 남기고 대부분
매각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환율급등(원화가지 하락)이 얼마나 지속된지가 관심사다.

지난 9일의 종가는 달러당 1천1백87원.

원화가치가 열흘새 달러당 30원이나 떨어졌다.

시장관계자들은 은행들의 외화부실 대손충당금 적립 등에 따라 조만간 달러
당 1천2백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행정부와 정치권은 이번주에 예산 문제를 놓고 밀고당기기를 벌일 전망이다.

국회 예결위는 수요일까지 중산층과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1조2천9백81억원
규모의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한다.

한나라당이 16대 총선을 겨냥한 선심예산으로서 인플레를 유발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어 심의가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16일에는 내년도 예산요구안에 대한 당정회의가 열린다.

총선이 실시되는 내년도 예산에 대한 국회와 정부간 협의가 시작되는 셈이다

이미 지방자치단체들은 올해의 2배나 되는 예산지원을 요청, 논란이 예상되
고 있다.

논을 밖으로 돌려 외국언론의 동향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지난 9일자 이코노미스트지는 한국에서의 직접투자를 ''외계인과의 결혼''에
비유했고 12일자 비즈니스위크지는 SK텔레콤의 유상증자를 두고 "외국인투자
에 대한 무례"라고 비난했다.

앞서 7일에는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지가 "아시아증시는 펜더멘틀에 비해
지나치게 올랐다"며 핫머니들이 이탈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로 한국증시에서는 외국인투자자들이 지난달 7천억원을 순매도한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매도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흘러간 팝송제목처럼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Somebody is watching me)
''는 사실을 새삼 재인식해야 할 상황이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체크포인트 ]]

<> 12일 :부산지역 경제활성화대책회의
<> 13일 :삼성자동차 채권단 회의
<> 15일 :이기호 경제수석 재계간담회
<> 주중 :.대우그룹 구조조정
.원화가치 하락세
.외국인 주식투자 동향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