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은 요즘 "고난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21세기를 내다보고 심혈을 기울여 키우려 했던 자동차 사업을 포기하고
삼성 61년 역사 최초로 계열사 법정관리 신청이라는 "굴욕"도 감내해야 했다.

삼성자동차 부채를 계열사에 부담시킬수 없어 사재 삼성생명 주식 4백만주를
내놓기로 결단을 내렸으나 여론은 칭찬보다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

그만큼 삼성에 쏠리는 국민적 관심과 기대가 크다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긴
하지만 부담스럽다.

이건희 회장은 자의든 타의든 간에 지난 87년 경영대권을 물려받은 이후
뉴스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93년 그의 주도로 시작된 "신경영"은 알게 모르게 국내 기업의 경영 관행과
국민들의 가치관에 큰 영향을 미쳤다.

95년 4월엔 "정치는 4류, 관료행정은 3류"라는 베이징 발언으로 국내를
들끓게 만들기도 했다.

이 회장이 창업이래 최대 위기라는 현 국면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