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산업 성남공장의 노사는 "한가족"이다.

이 공장의 노사관계는 "화합"이라는 말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노사가 하나로 똘똘 뭉쳐져있기 때문이다.

노사라는 구분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다.

이 공장은 매월초 전달의 경영성과를 공개한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노사간 협의를 통해 결정된다.

근로자들의 제안제도가 활성화돼있어 회사운영방향을 놓고 노사가
토론하는 모습은 일상화돼있다.

공장장과 근로자가 생산현장에서 격의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매주 토요일이면 전직원이 모여 그 주에 생일을 맞은 근로자를 축하한다.

떡을 돌리고 특식을 마련한다.

공장장도 생일이면 근로자들을 집으로 초청해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근로자들의 주인의식도 강하다.

근로자들이 먼저 아이디어를 내서 불량률을 줄이고 생산성을 끌어올린
사례도 많다.

특히 현장 근로자들이 작업장 생산공정의 문제점을 개선한 결과
96년 한사람이 시간당 16.5kg을 생산하던 것을 지금은 25kg를 생산하게
됐다.

지난 97년말 외환위기 때도 노측은 자진해서 임금동결,연월차와
저녁 간식대 반납 등을 결정했다.

또 통근버스도 없애하고 건의하고 버스를 타고 출퇴근했을 정도였다.

성남공장 근로자의 이같은 결의가 동원산업 전체로 확산된 것은
물론이다.

사측은 연월차수당을 돌려주고 올해초 추가 상여금을 지급해 근로자들에게
화답했다.

이러니 이직이 있을 턱이 없다.

종업원 1백20명이 대부분 10년이상 장기근속자다.

물론 이같이 모범족인 노사관계가 구축된 것이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지난 94년 이 회사는 근로자의 파업과 회사의 직장폐쇄로 위기에
빠졌었다.

위장취업자가 적발되면서 문제가 꼬이기 시작해 정면대결까지 간
것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노측은 무리한 요구로 회사를 곤경에 빠트렸다는
점을 인정했다.

노동조합은 자진해산했다.

회사는 이들을 모두 감싸안고 새출발을 다짐했다.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동원산업은 다른 기업이 IMF로 어려움을
겪었던 작년에 최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4.5% 올랐고 당기순이익도 4백23억원에 달했다.

성남공장의 노사화합이 동원산업의 성장에 디딤돌이 된 셈이다.

< 김태완 기자 tw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