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통합 시너지효과가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12일 상반기 경영실적을 공개하면서 월 판매량이 손익분기점인
7만대 수준을 넘어선데다 하반기에도 지속적인 흑자가 가능해 올해 모두
1천억원의 흑자가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기아는 이같은 경영실적 호전을 바탕으로 곧 법원과 구체적인 협의를 거쳐
법정관리 해제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예상대로라면 법정관리 해제 시점은 오는 8월중순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도 상반기중 경영실적이 흑자로 반전된데 이어 판매가 계속
호조를 보여 2천억원 이상의 흑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대와 기아는 지난해 각각 3백31억원과 4조2천3백5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었다.

기아자동차는 지난 상반기중 매출이 지난해보다 21.5% 늘어난 2조8천5백18억
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결손폭도 7백억원대로 크게 줄어들었다.

상반기 결손은 지난달 30일자로 기아에 합병된 4개 계열사의 누적 결손이
반영된 것이어서 실제 기아자동차 실적은 훨씬 개선된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도 상반기중 에쿠스 그랜저XG EF쏘나타 등 수익성이 좋은 제품이 대량
판매되면서 지난해 적자에서 흑자로 반전됐다.

현대는 하반기에도 간판제품의 판매호조가 계속 이어질 전망인데다 미니밴
지프형자동차가 신규 투입되면서 흑자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이와 관련, "원가 절감과 수익성 개선 노력을 기울여 순이익
규모를 매출액의 3% 수준으로 유지할 것"을 양사 경영진에게 지시했다.

현대의 올해 매출 목표는 12조7천억원, 기아는 7조7천억원이다.

현대.기아 자동차부문 기획조정실 관계자는 "두 회사의 경영실적 호전은
각사의 영업력 향상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통합에 따른 코스트 절감 등의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는 미니밴 카스타, 경차 비스토의 판매권을 넘기는 등 기아의 조기회생
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양사는 또 출고사무소 등 물류시설 공유와 일반 자재의 통합구매를 통해
원가를 크게 낮췄으며 정비공장도 함께 사용해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다.

법정관리에 빠진 기아의 이미가 살아난 것 역시 시너지 효과다.

굿모닝증권 자동차담당 애널리스트 손종원 차장은 "현대와 기아의 실적은
하반기 내수(호조) 지속 여부와 원화환율 추이에 크게 좌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