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지쳤을 때 바닷가에 가면 가슴이 확 트인다.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끝없이 펼쳐진 검푸른 바다...

같은 물방울로 돼있는데도 파도는 왜 하얗고 바다는 왜 파랄까.

물은 원래 투명하다.

물체가 투명하다는 것은 빛이 흡수되거나 반사되지 않고 그대로 통과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투명한 물질이라도 약간의 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투명하지 않게 보일 수도 있다.

물은 수많은 작은 알갱이(입자)로 이뤄져 있다.

따라서 빛이 들어가는 각도가 개별 입자별로 천차만별이다.

더구나 파도가 일어 요동치는 물에서 빛은 여러겹의 복잡한 반사과정을
거치면서 모든 빛이 다 섞여 나오게 된다.

갖가지 색깔이 다 섞이면 검정색이 되지만 모든 빛이 섞이면 흰색이 된다.

파도가 하얗게 보이는 이유이다.

그렇다면 깊은 바다는 왜 파랗게 보이는 걸까.

하늘이 파랗기 때문일까.

구름이 낀 흐린 날씨에도 바다는 푸른색이므로 이는 맞지 않다.

물분자는 빛의 빨간색 성분을 잘 통과시키나 파란색은 반사시킨다.

깊은 물이 파랗게 보이는 것은 반사되는 파란색이 많기 때문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