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들이 비행기 티켓을 인터넷으로 직판하기 시작하자 여행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여행사들의 주수입원은 항공권 판매로 보통 연간매출의 60% 가량을 차지
한다.

항공사들이 티켓 직판에 나섰다는 것은 앞으로는 관련 수입을 얻기가
힘들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e-티케팅이 활성화될수록 여행사들은 존립근거를 박탈당하는 위기에 처한
셈이다.

미국 여행사들의 경우 항공사로부터 받는 판매수수료율이 지속적으로
인하돼 이미 상당수 중소업체가 도산하는 등 인터넷 혁명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럼 여행사들은 어디서 활로를 찾아야 하는가.

전문가들은 고품질 서비스의 개발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변대주 배재여행사(www.travelline.co.kr) 사장은 "e-티케팅이 활성화될
경우 여행사의 항공권 판매에 큰 타격이 올 것"이라면서 "항공사들이 처리
하지 못하는 틈새시장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 사장은 틈새시장의 예로 두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항공사의 인터넷 판매는 아직까지 서울~LA식의 단순노선에 한정됐지
서울~LA~부에노스아이레스처럼 복잡한 노선을 처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정상가격 판매만 가능해 여행사 상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

둘째 여행객의 경우 여권이나 비자발급, 호텔예약, 관광상품 구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원하는데 항공사는 이를 포괄적으로 처리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는 여행사만의 독립된 영역이며 따라서 항공사들이 특정 여행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할 것이란게 변 사장의 예측이다.

항공사의 입장에서도 인터넷 티켓판매를 무한히 확장하기는 조심스럽다.

항공사로서는 일반 탑승객 못지않게 여행사들도 중요한 고객이다.

이들이 자사 항공권을 80% 가량 판매해 주는 일선 영업조직이나 마찬가지
이기 때문이다.

특히 화물운송은 절대적으로 여행사에 의존하고 있다.

여행사들이 직접판매에 반발해 특정 항공사를 보이코트할 경우 해당업체는
의외의 곤경에 빠질 위험이 있는 것이다.

대한항공 백종범 과장은 "e-티케팅이 활성화될 경우 항공사와 여행사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여행사를 배제하기보다는 항공사 홈페이지에 여행상품 광고를
게재하고 공동으로 마케팅행사를 펼치는 등 서로에 도움을 주는 윈-윈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