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기조 막 내리나 .. '한은 금리인상 신중검토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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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져온 저금리 기조가 상승세로 바뀌는 것인가"
12일 회사채 수익률이 하루만에 0.25%포인트 치솟자 자금시장 관계자들은
금리상승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회사채 금리가 이 정도로 오른 것은 예삿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금시장 일각에선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정부의 저금리 정책이 마침내
금리인상쪽으로 선회하는게 아니냐는 추측마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날 금리상승이 경기가 급속히 회복되는 가운데 이루어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4분기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10%선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7월12일자 본지 1면)이 금리를 끌어올렸다는 지적이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투자가 증가하고 기업의 자금수요가 늘어나 결국엔
실세금리인 회사채 수익률이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확산됐다는게 시장
관계자들의 얘기다.
<> 자금시장 동향 =이날 자금시장에서는 3년만기 회사채 수익률이 연
8.24%로 뛰어올랐다.
지난 5일 연 7.84%였던 회사채수익률이 일주만에 0.4%포인트 오른 것이다.
하루짜리 콜금리도 지난 5일 연 4.74%에서 12일 4.85%로 올랐다.
큰 폭은 아니지만 꾸준히 오름세를 타고 있다.
3개월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기업어음(CP)도 오르고 있다.
전날 연 6.43%였던 CD금리가 이날 0.03%포인트 올랐고 CP금리도 0.02%포인트
올랐다.
장단기 가릴것 없이 모두 오르고 있다.
<> 금리급등 이유 =지난해말부터 시작된 저금리 정책은 내수경기를 부양시킨
최대 호재였다.
금리가 한자리수로 떨어지자 시중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렸고 주가폭등을
불러 왔다.
기업들은 증시를 통해 쉽게 자금을 조달했고 재무구조를 건전하게 만들수
있었다.
이는 다시 기업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됐다.
한편에서는 주가상승으로 개인들의 자산소득이 크게 늘어나면서 소비가
증가했다.
저금리 정책이 주가상승->기업의 재무구조개선과 개인의 소비증가->경기
회복이라는 선순환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같은 선순환이 투자확대(자금수요증가)로 이어져 금리를 상승
시키는 요인이 된다.
정부는 저금리 정책으로 인한 경기회복이 지나치게 빠르다고 판단,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일부 정부관계자들은 증시가 오를 때마다 "증시가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등 주식시장과 자금시장을 겨냥한 발언을 해왔다.
이날 회사채 등 금리가 급등한 것은 경기회복으로 기업투자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경기회복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저금리정책이 바뀌나 =한국은행은 당초 2.4분기 경제성장률을 8%, 연간
성장률을 6.8%로 전망했다.
그러나 저금리로 기업의 금융비용이 줄어들고 영업실적이 개선되면서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설비투자가 되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경기회복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현재 경제회복속도를 볼 때 어느정도는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는 것이 한국은행의 입장"이라며 "경기 변동상황을 계속 체크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주가가 급등하면서 거품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도 금리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이날 장기금리인 회사채 수익률이 연 8%를 넘어섰지만 한국은행이 사실상
묵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점에서도 이같은 추측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또다른 관계자는 "장기금리가 어느 정도 올라가야 주식시장으로
몰리는 자금을 제어할 수 있다"며 금리상승을 반기는 듯한 발언을 했다.
한국은행은 또 인플레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한자리수의 저금리가 지속될 경우 소비급증으로 물가가 오를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행내에선 올해 물가상승률을 1%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내년부터는
인플레가 현실화될수 있다고 판단, 예방적 차원에서 금리를 어느정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금리정책의 변경 여부는 다음달 열리는 금통위에서 최종 결정된다.
<> 전문가 입장 =금융전문가들은 최근 경기회복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에는 상당수가 동감하고 있다.
그러나 금리를 인상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 반대했다.
금융연구원 최흥식 부원장은 "아직까지도 기업구조조정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저금리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기회복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도 기업
구조조정을 마무리짓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LG경제연구원 강호병 연구위원은 "지금 금리를 인상할 시기가 아니다"며
"경기회복속도에 대해 정책당국이 지나칠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고 말했다.
그는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금리인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며 "인플레 징후도 없기 때문에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것은 성급한 판단"
이라고 덧붙였다.
대우경제연구소 신후식 연구위원은 "실물경제 회복속도가 지나치게 빨라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으나 "금리인상 등의 직접적인 처방보다는
구두개입과 같은 간접적인 수단이 더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 현승윤 기자 hyunsy@ 김준현 기자 kim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3일자 ).
12일 회사채 수익률이 하루만에 0.25%포인트 치솟자 자금시장 관계자들은
금리상승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회사채 금리가 이 정도로 오른 것은 예삿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금시장 일각에선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정부의 저금리 정책이 마침내
금리인상쪽으로 선회하는게 아니냐는 추측마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날 금리상승이 경기가 급속히 회복되는 가운데 이루어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4분기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10%선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7월12일자 본지 1면)이 금리를 끌어올렸다는 지적이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투자가 증가하고 기업의 자금수요가 늘어나 결국엔
실세금리인 회사채 수익률이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확산됐다는게 시장
관계자들의 얘기다.
<> 자금시장 동향 =이날 자금시장에서는 3년만기 회사채 수익률이 연
8.24%로 뛰어올랐다.
지난 5일 연 7.84%였던 회사채수익률이 일주만에 0.4%포인트 오른 것이다.
하루짜리 콜금리도 지난 5일 연 4.74%에서 12일 4.85%로 올랐다.
큰 폭은 아니지만 꾸준히 오름세를 타고 있다.
3개월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기업어음(CP)도 오르고 있다.
전날 연 6.43%였던 CD금리가 이날 0.03%포인트 올랐고 CP금리도 0.02%포인트
올랐다.
장단기 가릴것 없이 모두 오르고 있다.
<> 금리급등 이유 =지난해말부터 시작된 저금리 정책은 내수경기를 부양시킨
최대 호재였다.
금리가 한자리수로 떨어지자 시중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렸고 주가폭등을
불러 왔다.
기업들은 증시를 통해 쉽게 자금을 조달했고 재무구조를 건전하게 만들수
있었다.
이는 다시 기업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됐다.
한편에서는 주가상승으로 개인들의 자산소득이 크게 늘어나면서 소비가
증가했다.
저금리 정책이 주가상승->기업의 재무구조개선과 개인의 소비증가->경기
회복이라는 선순환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같은 선순환이 투자확대(자금수요증가)로 이어져 금리를 상승
시키는 요인이 된다.
정부는 저금리 정책으로 인한 경기회복이 지나치게 빠르다고 판단,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일부 정부관계자들은 증시가 오를 때마다 "증시가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등 주식시장과 자금시장을 겨냥한 발언을 해왔다.
이날 회사채 등 금리가 급등한 것은 경기회복으로 기업투자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경기회복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저금리정책이 바뀌나 =한국은행은 당초 2.4분기 경제성장률을 8%, 연간
성장률을 6.8%로 전망했다.
그러나 저금리로 기업의 금융비용이 줄어들고 영업실적이 개선되면서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설비투자가 되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경기회복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현재 경제회복속도를 볼 때 어느정도는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는 것이 한국은행의 입장"이라며 "경기 변동상황을 계속 체크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주가가 급등하면서 거품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도 금리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이날 장기금리인 회사채 수익률이 연 8%를 넘어섰지만 한국은행이 사실상
묵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점에서도 이같은 추측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또다른 관계자는 "장기금리가 어느 정도 올라가야 주식시장으로
몰리는 자금을 제어할 수 있다"며 금리상승을 반기는 듯한 발언을 했다.
한국은행은 또 인플레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한자리수의 저금리가 지속될 경우 소비급증으로 물가가 오를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행내에선 올해 물가상승률을 1%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내년부터는
인플레가 현실화될수 있다고 판단, 예방적 차원에서 금리를 어느정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금리정책의 변경 여부는 다음달 열리는 금통위에서 최종 결정된다.
<> 전문가 입장 =금융전문가들은 최근 경기회복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에는 상당수가 동감하고 있다.
그러나 금리를 인상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 반대했다.
금융연구원 최흥식 부원장은 "아직까지도 기업구조조정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저금리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기회복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도 기업
구조조정을 마무리짓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LG경제연구원 강호병 연구위원은 "지금 금리를 인상할 시기가 아니다"며
"경기회복속도에 대해 정책당국이 지나칠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고 말했다.
그는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금리인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며 "인플레 징후도 없기 때문에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것은 성급한 판단"
이라고 덧붙였다.
대우경제연구소 신후식 연구위원은 "실물경제 회복속도가 지나치게 빨라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으나 "금리인상 등의 직접적인 처방보다는
구두개입과 같은 간접적인 수단이 더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 현승윤 기자 hyunsy@ 김준현 기자 kim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