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연구단지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불과 얼마전만해도 구조조정의 여파로 연구원들이 떠나면서 텅 비다시피했던
연구단지에 벤처기업들이 속속 입주, 다시 북적이기 시작했다.

복도마다 벤처기업 간판이 줄지어 걸려 있고 벤처기업이 들어 있는 사무실과
강의실은 각종 기재와 샘플 등으로 빼곡하다.

이제는 좀체 여유공간을 찾을 수 없을 정도다.

또 벤처기업에 투자하거나 구매상담을 하려는 엔젤과 바이어들의 발길도
분주하다.

대전시 조사에 따르면 대덕단지에만 대전지역 벤처기업의 80%에 육박하는
2백여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종사자수 4천여명에 연간 매출액 규모가 2천5백억원에 이른다.

<> 연구소 =연구원들의 창업활동이 많은 전자통신연구원과 원자력연구소가
대표적이다.

전자통신연구원은 1천4백평 규모의 창업보육실을 만들어 무선통신 반도체
등 첨단제품을 연구 개발하는 50여개의 벤처기업을 입주시켰다.

가우리정보통신(유선통신) 넥스맨시스템(인터넷) 테크웨이(무선통신) 등이
주요 입주기업들.

원자력연구소 창업보육실에는 원자력연구소에서 연구활동을 하던 연구원
출신 벤처기업이 들어왔다.

비파괴평가팀 연구원 전원이 독립한 카이텍을 비롯, 한빛레이저
(산업용레이저) 한올로보틱스(이동로봇) 카엘환경연구소(원자력필터) 등
8개사가 있다.

<> 지원센터 및 대학 =대전중기종합지원센터에서는 무역상담 행정지원 등
원스톱서비스가 가능해 벤처기업들의 호응이 좋은 편이다.

신양에너지(태양열집열기) 지란지교소프트(전자상거래) 솔레디자인(인터넷
가상현실 문화재복원) 등 26개기업이 입주해 있다.

한국과학기술원에는 마리텔레콤 다림비젼 인터시스 등 55개 기업이,
충남대에는 시그월드 첨성대 등 30개 기업이 입주했다.

<> 협동화단지 =대덕벤처 협동화단지는 LG연구소와 SK연구소 사이 4천평
부지에 조성되어 있다.

다음기술연구소 운상정보통신기술 에이스랩 대덕벤처 등 4개 업체가 지난
4월 단지 입주를 마쳤고 한백연구소 파워기술연구소 한국물성분석연구소
등은 올 하반기 입주를 계획하고 있다.

천문대 자리 5천1백평 부지에 들어서는 벤처기술연합 협동화단지는 늦어도
내년초까지 단지조성이 완료된다.

참여기업은 욱성전자 덕인 오롬정보 인터시스 해동정보통신 등 5개.

<> 지원책 및 문제점 =지원이 대부분 자금융자에만 편중되어 있어 실질적인
지원이 아쉽다는 평이다.

첨단기술이 거래되는 "하이테크시장"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벤처기업들은
입을 모은다.

자주국방 차원에서 군수시장에 벤처기업들이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줘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또 제조업체가 아닌 실험공장 기능이 있는 연구소만 입주하도록 돼 있는
대덕연구단지관리법을 개정, 벤처기업의 활동범위를 확대해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인터시스의 윤종식 사장은 "자금만 지원해 주는 단순기능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시장을 만들어 벤처기업들이 판매활동을 통해 자생력을 키워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대전=이계주 기자 leeru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