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법 민사합의12부(재판장 이흥기 부장판사)는 13일 유명 헤어디자이너
비달사순의 성명과 초상권을 넘겨받은 미국 P&G사가 국내 B미용학원을 상대로
낸 퍼플리시티권 등 침해금지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퍼블리시티권(right of publicity)이란 재산적 가치가 있는 유명인의 성명
과 초상 등 프라이버시에 속하는 사항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인격권에 기초한 권리지만 인격권과는 달리 양도가
가능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비달사순처럼 초상이나 성명 등에 독자적인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인정될 경우 제반 권리를 양도하는 것도 인정된다"며
"비달사순으로부터 권리를 넘겨받은 원고에게 승낙을 받지 않고 이를 사용한
것은 퍼블리시티권 침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일반인들에게는 퍼블리시티권이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이전에
도 유사판례가 여러차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업계에서는 "앞으로 실존 인물의 캐릭터산업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판결을 계기로 상표법 등 관련 법규를 정비해야할 것"
이라고 말했다.

< 손성태 기자 mrhan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