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유로=1달러" 시대가 임박했다.

금새라도 유로가치가 달러보다 낮아질 정도로 유로화의 기가 죽어있다.

유로화는 12일 뉴욕시장에서 장중한때 유로당 1.0112달러까지 폭락했다.

종가는 1.0147달러로 약간 회복됐지만 여전히 전날(1.0176달러)보다 크게
낮았다.

출범당시 유로당 1.1877달러를 기록, 1.23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됐던
유로화였다.

예상이 완전히 빗나간 것은 미국경제는 쾌속질주인데 반해 유럽경제는
뒷걸음치고 있기 때문이다.

출범 첫날만 빼고 유로는 지난 6개월여동안 "1유로=1달러"라는 강력한
자석쪽으로 빨려들어 가기만 했다.

이날 유로가치는 <>유로하락 용인발언과 <>독일경제에 대한 실망감으로
유로당 1달러선을 위협할 정도로 급락했다.

유럽연합(EU)의장국인 핀란드의 사울리 니이니스트 재무장관은 EU재무장관
회담에서 "미국과 유럽경제상황으로 볼때 유로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 말은 외환시장에서 유로가치가 더 떨어져도 좋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게다가 유로존(유로화 도입 11국)의 핵심국인 독일에서는 더 나쁜 소식이
나왔다.

지난 5월 산업생산이 0.2% 줄었다는 발표였다.

0.5%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던 산업생산이 감소하자 유로화는 급전직하
했다.

유로는 지금 떨어질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미국경제는 날고 있는데 유럽경제는 땅에서 기고 있다.

지난 1.4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4.3%였으나 유로존의 성장률은 0.4%에
불과했다.

실업률은 미국이 4.3%로 거의 완전고용 수준이지만 유로존은 2배가 넘는
10.4%나 된다.

시장금리도 10년물 국채의 경우 미국이 연 5.7%인데 반해 독일과 프랑스는
4.7% 수준이다.

더구나 유로존의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가치 하락을
방치하고 있다.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유로화 약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외환전문가들은 ECB의 시장개입이 없는 한 유로당 1달러선이 곧 무너질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이날 20명의 외환분석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
3분의 2가 이같이 전망했다.

그 시기는 미국의 6월중 산업생산및 소비자물가 소매판매동향이 나오는
이번 주말이 될 가능성이 높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