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거산색청
운주산색백
거주운부지
공산자성색

구름 떠나니 산빛 푸르고,
구름 멎으니 산빛 하얗네.
떠나고 멎는 것 구름은 모르는 데,
산이 절로 이랬다 저랬다 색을 바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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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 왕문청이 엮은 우견이라는 제목의 시이다.

흰 구름 푸른 산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경색을 담백한 필치로 묘사하고 있다.

구름은 움직이는 주체요, 산은 부동의 존재이다.

그런데 시인은 가고 멎는 것 구름은 모르고 산이 절로 푸른 색 하얀 색으로
모습을 달리한다고 의지의 주체를 바꾸어 놓고 있다.

어쨌든 시상이 평화로워 좋다.

< 이병한 서울대 명예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