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하반기 한국경제 어디로 .. 노성태 <본사 주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절망적인 나쁜소식도 곰곰이 뜯어보면 어딘가 밝은 구석이 있는가 하면
기막히게 좋은 소식도 세세히 들춰보면 어두운 면이 있는 법이다.
97년말 외환위기가 닥쳐 국가가 부도위기에 직면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우리 국민들은 눈앞이 캄캄해져 오는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이것을 계기로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한국경제의 취약점을 찾아내
고쳐나가는 데에 우리 모두의 힘을 모아 나갈 수 있었다.
나라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부 기업 노동자가 이처럼 단합된 모습을 보인
적은 일찍이 없었다.
그로부터 1년반이 지난 지금, 우리는 여러가지 좋은 소식에 접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의 호황을 보이고 기업이익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실업률은 다달이 떨어져가고 경상수지는 흑자행진을 계속하고 있으며 물가
또한 지극히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경제성장률이 2분기에는 10% 내외에 이를 것 같다는 소식이 정부쪽으로
부터 나오고 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소식들로 경제정책 당국자들로서는
꿈에서나 그려볼 수 있는 실적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경제회생을 위한 국민들의 단합된 모습을 더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
환란의 가장 큰 책임을 져야할 정부부문의 개혁은 구호만 요란했고 별다른
실적없이 마감되어 가는 듯하다.
그런 정부가 기업의 개혁이 부진하다며 회초리를 들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들도 자기몫을 찾기에 여념이 없다.
소비자들도 1년정도 참았으면 됐으니 이제는 쓰고 보자는 분위기이다.
기업들 사이에서는 내분의 기미까지 보이고 있다.
이 모두가 한국경제의 장래로 보아서는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들이다.
사실 지금쯤이면 여당과 정부가 중지를 모아 하반기 이후의 경제운영에
관한 명확한 방침을 밝힘으로써 불확실성과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해
주었어야 했다.
이것이 안되어 있다보니 큰 이슈에 대해 정책당국자들이 몇번씩이고 말을
번복하는 일들이 발생하였고 하반기부터 한국경제는 어디로 갈 것인지
국민들은 혼란스럽기만 한 것이다.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정부로서는 상반기의 실적에 자만할 것이 아니라
그것이 내포하는 문제점들을 객관적으로 검토해 보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겠다.
첫째 경기회복 속도가 다른 외환위기 국가들보다 월등히 빠른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의 안정적 성장이라는 정책목표와는 맞지 않는다는 점이
지적될 수 있다.
과거부터도 이것은 우리 경제팀의 약점이었다.
대만과 비교해 볼때 과거의 평균성장률은 두 나라가 비슷하였지만 우리쪽의
기복이 훨씬 심해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왔던 것이다.
경제를 청룡열차(롤러코스터)처럼 운영해서는 안된다.
7% 내외로 성장해오던 경제를 어느해 갑자기 마이너스6%대로 떨어지게
했다가 그 다음해의 어느 분기에는 10%까지 성장하게 한다면 그것이 주는
충격과 몰고올 부작용이 엄청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증시와 경기가 급속하게 되살아나게 된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고
대처해 가려는 노력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증시와 경기의 회복은 개혁의 추진, 해외신뢰도의 회복 등에 힘입은 바도
작지는 않겠지만 주로 팽창적인 금융 재정정책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되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경을 편성하여 정부지출을 늘리고 세율은 오히려
낮추는 등 선심성 대책을 들고 나선다면 불난 데에 기름을 더욱 부어대는
격이 될 것이다.
국제수지 흑자폭의 급격한 축소나 물가불안을 불러올 위험이 크다는 얘기다.
셋째 성장률 실업률 등 양을 나타내는 수치에 못지않게 그 내용인 질의
문제에 관심이 모아져야 한다는 점이다.
투자나 수출보다는 소비가 성장을 주도하고 취업자는 늘어나지만 임시직의
비중이 커진다는 사실은 자칫하면 지금의 경기회복이 단명에 그칠수도 있다는
불안감의 근원이 되고 있는 것이다.
넷째 경제전망과 실적과의 괴리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외환위기 이후 이를 예측 못한 자책감 때문인지 경제 전문가들, 특히 정부측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경제를 보는 경향이 있다.
정책의 실기를 불러올 염려가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최근에는 정부가 거시경제운영의 큰 방향을 설정하는 것보다
미시적인 문제의 해결에 몰두함으로써 스스로 신인도를 낮추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론이나 내년의 선거를 의식해서인지 대기업 문제에 관해서는 거의
신경질적으로 대응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경제가 원하는 것은 청룡열차 타기가 아니며 신경과민의 열차운전자는
더더욱 아닐 것이다.
정부로서는 이런 문제점들을 감안하여 하반기 이후의 경제운영 방향을
정립하고 국민들의 재단합을 위해 노력해가는 것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하겠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4일자 ).
기막히게 좋은 소식도 세세히 들춰보면 어두운 면이 있는 법이다.
97년말 외환위기가 닥쳐 국가가 부도위기에 직면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우리 국민들은 눈앞이 캄캄해져 오는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이것을 계기로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한국경제의 취약점을 찾아내
고쳐나가는 데에 우리 모두의 힘을 모아 나갈 수 있었다.
나라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부 기업 노동자가 이처럼 단합된 모습을 보인
적은 일찍이 없었다.
그로부터 1년반이 지난 지금, 우리는 여러가지 좋은 소식에 접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의 호황을 보이고 기업이익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실업률은 다달이 떨어져가고 경상수지는 흑자행진을 계속하고 있으며 물가
또한 지극히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경제성장률이 2분기에는 10% 내외에 이를 것 같다는 소식이 정부쪽으로
부터 나오고 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소식들로 경제정책 당국자들로서는
꿈에서나 그려볼 수 있는 실적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경제회생을 위한 국민들의 단합된 모습을 더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
환란의 가장 큰 책임을 져야할 정부부문의 개혁은 구호만 요란했고 별다른
실적없이 마감되어 가는 듯하다.
그런 정부가 기업의 개혁이 부진하다며 회초리를 들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들도 자기몫을 찾기에 여념이 없다.
소비자들도 1년정도 참았으면 됐으니 이제는 쓰고 보자는 분위기이다.
기업들 사이에서는 내분의 기미까지 보이고 있다.
이 모두가 한국경제의 장래로 보아서는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들이다.
사실 지금쯤이면 여당과 정부가 중지를 모아 하반기 이후의 경제운영에
관한 명확한 방침을 밝힘으로써 불확실성과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해
주었어야 했다.
이것이 안되어 있다보니 큰 이슈에 대해 정책당국자들이 몇번씩이고 말을
번복하는 일들이 발생하였고 하반기부터 한국경제는 어디로 갈 것인지
국민들은 혼란스럽기만 한 것이다.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정부로서는 상반기의 실적에 자만할 것이 아니라
그것이 내포하는 문제점들을 객관적으로 검토해 보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겠다.
첫째 경기회복 속도가 다른 외환위기 국가들보다 월등히 빠른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의 안정적 성장이라는 정책목표와는 맞지 않는다는 점이
지적될 수 있다.
과거부터도 이것은 우리 경제팀의 약점이었다.
대만과 비교해 볼때 과거의 평균성장률은 두 나라가 비슷하였지만 우리쪽의
기복이 훨씬 심해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왔던 것이다.
경제를 청룡열차(롤러코스터)처럼 운영해서는 안된다.
7% 내외로 성장해오던 경제를 어느해 갑자기 마이너스6%대로 떨어지게
했다가 그 다음해의 어느 분기에는 10%까지 성장하게 한다면 그것이 주는
충격과 몰고올 부작용이 엄청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증시와 경기가 급속하게 되살아나게 된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고
대처해 가려는 노력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증시와 경기의 회복은 개혁의 추진, 해외신뢰도의 회복 등에 힘입은 바도
작지는 않겠지만 주로 팽창적인 금융 재정정책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되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경을 편성하여 정부지출을 늘리고 세율은 오히려
낮추는 등 선심성 대책을 들고 나선다면 불난 데에 기름을 더욱 부어대는
격이 될 것이다.
국제수지 흑자폭의 급격한 축소나 물가불안을 불러올 위험이 크다는 얘기다.
셋째 성장률 실업률 등 양을 나타내는 수치에 못지않게 그 내용인 질의
문제에 관심이 모아져야 한다는 점이다.
투자나 수출보다는 소비가 성장을 주도하고 취업자는 늘어나지만 임시직의
비중이 커진다는 사실은 자칫하면 지금의 경기회복이 단명에 그칠수도 있다는
불안감의 근원이 되고 있는 것이다.
넷째 경제전망과 실적과의 괴리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외환위기 이후 이를 예측 못한 자책감 때문인지 경제 전문가들, 특히 정부측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경제를 보는 경향이 있다.
정책의 실기를 불러올 염려가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최근에는 정부가 거시경제운영의 큰 방향을 설정하는 것보다
미시적인 문제의 해결에 몰두함으로써 스스로 신인도를 낮추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론이나 내년의 선거를 의식해서인지 대기업 문제에 관해서는 거의
신경질적으로 대응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경제가 원하는 것은 청룡열차 타기가 아니며 신경과민의 열차운전자는
더더욱 아닐 것이다.
정부로서는 이런 문제점들을 감안하여 하반기 이후의 경제운영 방향을
정립하고 국민들의 재단합을 위해 노력해가는 것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하겠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