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를 무척 좋아한다.

땀 흘리며 뛰는 선수들의 페어플레이와 또 이기면 더 좋지만 깨끗하고
멋있게 질 줄 아는 스포츠맨십을 더 평가한다.

또 하나 운동경기를 보면서 인생이란 항상 우여곡절이 있는 것이라고 하는
어른들의 말씀을 몸으로 느끼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배우는 점이 적지 않다.

박세리 박찬호 선수가 상반기에 크게 부진하자 주변에선 별별 이야기를
다 했다.

이제 한계라느니,지난해 잘한 것은 우연이라느니 하는...

딴에는 걱정해서 하는 이야기겠지만 격려가 아닌 비하가 많았다.

미 LPGA숍라이트 대회에 이어 박세리가 이달들어 제이미파크로거 클래식
에서 우승했다.

또 박찬호는 지난주 있었던 게임에서 5이닝동안 7실점을 하면서도 승리투수
가 됐다.

그러자 갑자기 "그러면 그렇지"로 돌아섰다.

특히 박찬호의 경우 한 경기에서 10점을 넘는 방어율로 승수를 올린다는
것은 사실상 기적에 가까운 이야기가 아닌가.

조급하지 말고 기다릴 줄 아는 마음이 필요한 때다.

이것은 비록 스포츠에만 국한된 일이 아닌 것 같다.

인생은 야구로 치면 페넌트레이스가 아니겠는가.

물론 실력이 전제돼야 하겠지만 게임이란 풀릴 때와 안 풀릴 때가 확연히
구분되는 것을 생각하자.

지난해 이맘때 1년뒤 우리 주가지수가 1,000을 깰 것이라고 우리 국민중에
누가 생각했겠는가.

김이석 < 연세대 상경계열 1년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