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후지제록스 ]]

환경경영은 기업의 영업상황이 어려워지면 소홀히 취급되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 경제위기 속에서 ISO14000(환경경영체제) 인증을 받은 업체는 64개로
전년(1백18개)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ISO14000 인증으로 위기를 돌파한 기업도 있다.

복사기 전문 생산업체인 한국후지제록스도 그중 하나다.

이 회사도 IMF체제의 영향으로 역시 경영상황이 어려웠다.

경영진은 내수부진을 만회하고자 수출로 눈을 돌렸다.

이때 96년부터 꾸준한 노력을 들여 97년 말에 획득한 ISO14000 인증의
진가가 발휘되기 시작했다.

환경경영을 인정받은 이 회사의 제품은 미국과 유럽에서 환영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수출액은 2백95억원.

97년(1백49억원)에 비해 두배나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 벌써 3백억원어치를 선적해 연말까지 9백50억원의 수출이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수출호조로 올해 40억원의 당기순이익이 기대된다고.

한국후지제록스가 이룬 환경경영의 대표적인 예는 기계부품의 재활용이다.

폐기처리되는 복사기에서 다시 쓸 수 있는 부품을 골라냈다.

공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된 것도 찾아내 재활용했다.

불량부품은 강화된 공정검사를 통해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불량"이나 "양호" 등의 모호한 평가 대신 얼마의 오차가 났는지 정확한
수치로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원가절감은 물론 불량률도 크게 낮출 수 있었다.

여기에 복사용지 등의 재활용 운동을 병행했다.

소모품 재활용으로만 지난해 1억원의 경비를 절감할 수 있었다고 회사측은
설명한다.

이 회사는 인증 획득 후에도 지속적인 환경경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서별로 특성에 맞는 환경.품질경영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각 공정에서의 사례나 교훈은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전 직원들이 공유하게
했다.

"ISO뉴스"라는 소식지도 발행, ISO관련 노하우를 계속 축적해 나가고 있다.

이 회사 이상근 ISO팀장은 "ISO14000 인증은 생각보다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며 "당장 영업상황이 어렵더라도 환경경영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하지
말 것"을 권했다.

(032)5706-266

< 서욱진 기자 ventur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