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공과대학의 한 건물 6층.

연구실 문 옆에 "비젼넷"이라는간판이 걸려있다.

자본금 2천6백만원짜리 주식회사가 둥지를 튼 곳이다.

자본금 5천만원이 안되는 법인은 이 회사가 처음이다.

벤처기업에 한해 법인설립 자본금이 최저 5천만원에서 2천만원으로 낮춰진
덕분이다.

이 제도는 지난 6월10일부터 시행중이다.

비젼넷은 이 학교 대학원생이 설립했다.

컴퓨터공학과 박사과정 학생인 장항배(27)씨가 대학교수 4명과 함께 출자한
것.

같은 학과의 권영빈, 박창윤 교수와 숙명여대 경영학과 강정애, 건국대
컴퓨터공학과 한기준 교수가 이사로 참여했다.

연구진은 중앙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석.박사 과정 학생 10여명.

2개 연구실이 이 회사의 모태인 셈.

이 회사가 적은 자본금으로 법인을 설립할 수 있었던 것은 서울지방중기청
에서 발급받은 예비벤처기업확인서가 있었기 때문.

이 확인서를 등기소에 제출하면 누구라도 자본금 2천만원 이상의 법인을
세울 수 있다.

자본금은 적지만 학생 사장의 꿈은 웅대하다.

"연말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중인 도면인식시스템은 세계적으로도 프랑스의
INRIA연구소에서만 개발중인 기술입니다"(장항배 사장)

장 사장은 이 기술이 개발되면 과거 수작업으로 그렸던 건축도면을 쉽게
검색 수정하는 것은 물론 3차원 형태로도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건축사무소와 손잡고 판로를 개척키로 했다.

무정전전압원(UPS)을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는 판매 시기만 찾고 있다.

PC 등 전원을 쓰는 모든 장비의 핵심장치인 UPS는 정전시 전원을 백업한다.

UPS 시장은 하드웨어건 소프트웨어건 미국의 APC 제품이 장악하고 있어
수입대체효과가 클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했다.

장 사장은 PDA(개인휴대용단말기)등의 핵심기술인 펜 인식에도 승부를 걸고
있다.

메모리를 덜 쓰고 인식률과 속도를 높이는 기술을 개발중이다.

장 사장은 "인식기술과 네트워크 기술을 양축으로 한 연구개발 전문기업으로
커 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02)823-5083

< 오광진 기자 kjoh@ >

[ 실험실 창업 안내 ]

비젼넷처럼 적은 자본금으로 벤처기업을 창업하는 길은 절차만 알면
간단하다.

우선 기술평가를 받는다.

중진공 기술표준원 기술신용보증기금 등에서 우수평가를 받으면 된다.

평가서를 관할 지방중소기업청에 제출하면 예비벤처기업확인서를 내준다.

확인서의 유효기간은 6개월.

이 기간내에 관할 지방법원에서 법인등기를 마쳐야 2천만원 이상의 자본금
으로 주식회사 설립이 가능한 것.

법인등기를 한 뒤 지방중기청에 다시 가서 정식으로 벤처기업확인서를
신청한다.

이때 법인 등기부등본, 개시 대차대조표(세무서에서 발급), 예비벤처기업
확인서, 기업현황 및 실태조사표(양식 있음)를 제출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