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운서 부회장 약력 ]

<> 39년 경북의성 출생
<>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 행정고시 6회
<> 뉴욕 총영사관 영사
<> 대통령 산업담당비서관
<> 공진청장
<> 통상산업부 차관
<> 한국중공업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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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 관료생활과 한국중공업 사장을 거쳐 지난 3월 LG상사 부회장이 돼
민간기업 최고 경영자로 변신한 박운서(61)씨.

기업인으로서 그의 행보에 요즘 업계의 관심이 쏠려 있다.

관에서부터 소신파로 불리울정도로 거침없던 그의 성격이 민간기업에서
어떤 식으로 접목되고 성공할지 여부를 궁금해 하는 이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다 한중 사장 재직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한 저서 "신바람경영"
(한국경제신문사 출판)이 벌써 4판을 찍어 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점도
그에게 쏠린 관심의 또하나 이유다.

LG그룹에 합류한지 이제 6개월여-.

그는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다.

우선 그사이 해묵은 관료의식과 체질을 떨쳐 버리고 철저한 기업마인드로
사고의 재무장을 했다.

이를 바탕으로 데이콤 지분제한 해제 등 LG그룹의 묵직한 현안들을 주도적
으로 해결해 내는 역량도 과시했다.

이런 이유로 일부에선 그를 벌써 스타 경영인 대열에 분류하는 성급한
평가를 내리고 있기도 하다.

"IMF 사태이후 많은 기업인들이 부도와 파산으로 실의와 좌절에 빠져 있는
걸 보면 정말 안타까워요"

기업인들이 정치권에 의해 매도당하고 또 정부와 은행의 눈치를 봐야하며,
심지어 소비자들에게까지 외면당하는 등 이 땅의 모든 죄를 뒤집어 쓴 것처럼
된데 대해 그는 "작은 분노" 마저 느끼게 된다고 토로했다.

"수출로 달러를 벌고 고용창출을 하면서 세금을 내는 우리경제의 주역이
바로 기업인"이라고 정의하는 그는 저서 신바람경영에서 바로 이들 기업인들
에게 사기를 북돋아 주고 신바람이 나서 일할 수 있도록 해야함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LG를 세계 1, 2등 제품만을 만들어 내는 역량 갖춘 기업으로 키우는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는걸 인생의 마지막 승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는 기업도 이제 특정한 분야를 선택하고 비핵심사업은 버릴 용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노력을 가속화한다면 기업인들은 국민들로부터 당당히 존경받게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박 부회장은 요즘 민간기업들이 해외에서 서로 협력할 수있는 방안을
찾는데 관료경험을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경영자로 변신한 과거 상공부출신 사람들과"기업간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작은 모임을 만든 것.

삼성중공업 신은식 이사 등 15명이 이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이른바 "공적 마인드"로 국가 전체이익을 생각하는 기업간 협력을 유도해
보자는 것이 이 모임의 취지라는 것이다.

그는 "소신이 강하다보니 어디를 가나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요즘엔 가능한 말 한마디 한마디에 신중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다 확연히 달라진 점 또하나-.

관료시절 아예 채를 잡지도 않던 골프에 맛을 들였다는 것이다.

"골프가 이렇게 좋은 운동인 줄 미처 몰랐어요. 사교를 위해서도 진작
배워야 했었는데..."

기업인 박운서씨는 이 대목에서 매우 아쉬운듯한 표정을 지었다.

< 윤진식 기자 js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