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김종필 총리가 "연내 내각제 개헌" 방침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지자 자민련은 당혹하는 분위기 속에 온종일 술렁거렸다.

특히 내각제 강경파인 충청권 출신 의원 18명은 이날 여의도 모 음식점
에서 긴급 만찬회동을 갖고 "어떠한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연내 내각제
실현을 반드시 관철시킨다"는데 뜻을 같이했다.

또 박태준 총재가 일본에서 귀국하는 직후인 15일 오후 6시30분 의총을
열어 김대중 대통령과 김 총리에 보내는 결의문을 작성, 총리공관을 방문키로
했다.

이 모임에는 이인구 정일영 변웅전 정우택 김칠환 이재선 조영재 김선길
박신원 김범명 이상만 김의재 강종희 김고성 의원 등이 참석했다.

내각제 개헌 주도 세력인 김용환 수석부총재와 강창희 총무는 12일 밤
김 총리와 만나 이 문제를 거론한 당사자란 이유로 불참했다.

내각제 강경파들은 그러나 이와 관련, "탈당및 공동정권 이탈"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긴급 회동후 변웅전 의원도 "탈당" 여부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
했다.

한편 12일밤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회동한 김 총리와 자민련 김 수석
부총재, 강 총무는 내각제 연기를 놓고 고성을 주고 받으며 "담판"에
가까운 설전을 벌였다는 후문이다.

김 총리는 당에서 내각제 실천 결의대회를 하는가 하면 소선거구제를
주장하면서 자신을 곤혹스럽게 한다고 꾸짖었다는 것.

김 총리는 또 두 사람이 "8월중 연내 개헌이 불가능하면 9월 자민련
전당대회때 당으로 복귀해 달라"고 요구하자 "국가와 민족을 생각해야 한다"
며 우회적으로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김 총리는 내각제 개헌을 유보하는 대신 "소선거구제 수용"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김형배 기자 kh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