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 제일.서울은행 등 금융기관 해외매각이 좀처럼 실마리를 못찾고
장기화조짐마저 엿보이고 있다.

짧게는 두달(대한생명)에서 길게는 7개월(제일은행)동안 질질 끌다보니
비판의 소리도 높아졌다.

상대방의 까다로운 조건제시, 정부내 책임소재 논쟁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란 지적이다.

<> 쳇바퀴 도는 대한생명 입찰 =지난달 28일 3차 입찰 제안서를 받은지
보름이 넘도록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치 못하고 있다.

결론을 내자니 참가자들이 수준미달이고, 유찰을 선언하자니 공적자금
투입과 여론의 비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화 파나콤 미국의 AIG 등을 놓고 고민하고 있지만 선뜻 한 곳을 선택
하지 못하고 있다.

네차례에 걸친 생명보험사 구조조정 추진위원회에선 마땅한 인수자가 없는
만큼 일단 외국보험사 등에 위탁경영케 한뒤 재매각하자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 기약 없는 서울은행 매각협상 =홍콩상하이은행(HSBC)과의 협상은
제일은행 협상결과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감위는 뉴브리지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은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다.

HSBC가 예상외로 보수적이어서 의사결정이 경직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HSBC는 양극단에서 출발, 서로 좁혀가는게 협상인데 한국정부가 처음
부터 뒤로 뺀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정부일각에선 아예 서울은행 협상을 깨자는 견해도 제시되고 있다.

공적자금을 넣어 정상화시킨 뒤 해외 유수금융기관에 위탁경영을 시키자는
주장이 정부안에서 나오고 있다.

<> 다된 밥에 코빠뜨린 제일은행 매각 =곧 결론이 날 수 있는 사안이긴
하지만 마지막 협상이 의외의 지루하다.

금감위는 이기호 경제수석이 대통령 방미(2일)전에 타결된 것처럼 얘기한
것을 섭섭해 한다.

한국정부가 다급하다는 낌새를 눈치챈 뉴브리지가 새로운 제안을 들고나와
다시 꼬이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뉴브리지측은 제일은행에 공적자금이 투입된 뒤 한국정부가 배짱을
튕긴다고 주장한다.

제일은행에 이사, 감사 파견 등 새 쟁점은 한국정부가 만들었다는 것이다.

금감위는 "늦어도 이달안엔 해결될 것"이라고 낙관한다.

< 오형규 기자 ohk@ 김수언 기자 soo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