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미국 경제 '풍요속 빈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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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가 절정의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요즘 클린턴 대통령이 빈곤지역
순방에 나서 화제다.
대상 지역은 미국 동부의 애팔래치아 산맥을 끼고 있는 오하이오 켄터키
미시시피 등의 산간 지방.
애팔래치아 일대는 풍요 속의 빈곤을 실감케 하는 미국의 빈민 지역이다.
실업률이 미국 평균의 두배를 넘고 가구당 평균 소득이 연간 8천달러에도
못미치는 마을들이 즐비하다.
뉴욕 타임스는 1년전 판잣집들이 늘어서 있는 켄터키주의 한 빈민촌을
르포 기사로 다루면서 아메리카의 호치민 시티라는 표현을 쓴 바 있다.
이 신문은 클린턴 순방을 앞둔 지난 주말 이 지역을 다시 기사로 다루면서
빈곤 문제를 정면으로 고발했다.
중고 의류 노점상을 취재한 이 기사에서 노점상 주인은 돈이 없으니 옷을
사겠다는 사람은 없고, 돈과 바꾸기 위해 갖고 있는 옷가지를 내놓는 사람들
뿐이라고 증언하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이 애팔래치아 순방에 나선 것은 이들 빈민 지역쪽으로 미국내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해서다.
연방 정부가 폐광 지역인 이 일대의 경제 부흥을 위해 지난 65년부터
30여년째 각종 개발 프로그램을 펴왔지만 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이 일대에 십시일반으로 투자에 나선다면 고용 창출을 통해 빈곤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으리라는 것이 클린턴 행정부의 기대다.
그러나 상당수 미국 기업들은 정부의 이같은 호소에도 오불관언이다.
주민들의 교육수준 등 투자 환경이 웬만한 개도국들보다 나을 게 없으면서
인건비는 더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지금 미국은 넘쳐나는 풍요로 인한 소비 열풍에 휩싸여 있다.
여름 휴가 시즌을 맞은 주요 관광지역은 텐트촌이 밀려나고 그 자리를
RV(레크리에이션 자동차)촌이 차지하고 있다.
한 대에 최소 5만달러에서부터 웬만한 호화 저택값을 능가하는 70만달러까지
하는 RV 보유자들이 그만큼 급증하고 있어서다.
최고급 장식재로 치장된 침실과 욕실에 싱크대는 물론 각종 레크리에이션
공간이 망라된 RV차는 미국의 10가구중 1가구꼴로 보급돼 있다고 한다.
풍요와 빈곤의 극단을 치닫고 있는 미국 사회의 두 얼굴은 우승열패의
냉정한 정글 논리로 가득차 있는 미국식 시장 경제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6일자 ).
순방에 나서 화제다.
대상 지역은 미국 동부의 애팔래치아 산맥을 끼고 있는 오하이오 켄터키
미시시피 등의 산간 지방.
애팔래치아 일대는 풍요 속의 빈곤을 실감케 하는 미국의 빈민 지역이다.
실업률이 미국 평균의 두배를 넘고 가구당 평균 소득이 연간 8천달러에도
못미치는 마을들이 즐비하다.
뉴욕 타임스는 1년전 판잣집들이 늘어서 있는 켄터키주의 한 빈민촌을
르포 기사로 다루면서 아메리카의 호치민 시티라는 표현을 쓴 바 있다.
이 신문은 클린턴 순방을 앞둔 지난 주말 이 지역을 다시 기사로 다루면서
빈곤 문제를 정면으로 고발했다.
중고 의류 노점상을 취재한 이 기사에서 노점상 주인은 돈이 없으니 옷을
사겠다는 사람은 없고, 돈과 바꾸기 위해 갖고 있는 옷가지를 내놓는 사람들
뿐이라고 증언하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이 애팔래치아 순방에 나선 것은 이들 빈민 지역쪽으로 미국내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해서다.
연방 정부가 폐광 지역인 이 일대의 경제 부흥을 위해 지난 65년부터
30여년째 각종 개발 프로그램을 펴왔지만 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이 일대에 십시일반으로 투자에 나선다면 고용 창출을 통해 빈곤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으리라는 것이 클린턴 행정부의 기대다.
그러나 상당수 미국 기업들은 정부의 이같은 호소에도 오불관언이다.
주민들의 교육수준 등 투자 환경이 웬만한 개도국들보다 나을 게 없으면서
인건비는 더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지금 미국은 넘쳐나는 풍요로 인한 소비 열풍에 휩싸여 있다.
여름 휴가 시즌을 맞은 주요 관광지역은 텐트촌이 밀려나고 그 자리를
RV(레크리에이션 자동차)촌이 차지하고 있다.
한 대에 최소 5만달러에서부터 웬만한 호화 저택값을 능가하는 70만달러까지
하는 RV 보유자들이 그만큼 급증하고 있어서다.
최고급 장식재로 치장된 침실과 욕실에 싱크대는 물론 각종 레크리에이션
공간이 망라된 RV차는 미국의 10가구중 1가구꼴로 보급돼 있다고 한다.
풍요와 빈곤의 극단을 치닫고 있는 미국 사회의 두 얼굴은 우승열패의
냉정한 정글 논리로 가득차 있는 미국식 시장 경제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