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청동기는 다른 선사시대 유물에 비해 수량이 적다.

구석기와 신석기시대 유물들이 집터나 고인돌에서 주로 출토되는 반면
청동기는 거의 발견되지 않고 있다.

돌널무덤이나 초기 철기시대의 널무덤에서 대부분 출토되는 점으로 보아
이들 청동기는 일반주민의 실용품은 아닌 것같다.

유력자들만이 지닐 수 있었던 특수품이거나 신분을 나타내는 상징물로
사용됐던 것으로 간주된다.

한반도의 청동기는 요령지방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후대에 유행하는 청동의기나 한국식동검에는 요령지방에서 발견되는
청동기의 형태나 무늬와는 뚜렷이 구별되는 한국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충남 아산 남성리의 석관묘에서 출토된 이 방패형동기(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는 후기 청동기시대 유물로 순수한 한국식 청동기다.

동기 위쪽에 구멍이 뚫려있어 의복 등에 매달아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위쪽에서 가지가 양쪽으로 길게 뻗쳐 그 끝에 각기 둥근 방울이 달려있는
점이 독특하다.

둥근 방울의 위아래와 끝부분에 작은 구멍이 있다.

방패형의 몸체는 가운데가 홀쭉하며 아래쪽으로는 양편에서 두가닥으로
갈라져 밖으로 뻗쳤다.

위쪽 가장자리에는 세 개의 구멍이 뚫려있다.

무늬도 안팎으로 새겨져 서로 다른 모양을 나타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함께 출토된 유물로는 "한국식동검" "다뉴조문경" "검파형동기" 등이 있다.

길이 17.6cm, 너비 19.5cm.

< 강동균 기자 kd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