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소그림"은 예술적 가치가 없는 싸구려 저급 예술인가, 아니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대중예술인가.

그림전문가 박석우씨는 "다방 영화관 음식점 등 많은 대중공간에서 장식용
으로 애용되는 만큼 이발소그림은 당연히 대중예술"이라고 주장한다.

독창성이나 희소가치로 볼때 진품이나 고급예술품에 훨씬 뒤떨어지지만
대중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진짜 대중미술이란 얘기다.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시대상을 반영해온 "이발소그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갤러리사비나는 오는 8월22일까지 예술의 전당에서 "이발소 명화-대중미술
바로보기" 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명화모작을 비롯 복제화 간판그림 등 1백50여점이
내걸렸다.

"이삭줍기", "만종" 등 밀레의 그림 모작을 비롯 계급상승과 부, 권력획득을
상징했던 돼지.호랑이 그림까지 다양하다.

또 70년대 도시화로 농촌을 떠났던 사람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던 당시의
분위기를 반영한 초가집 풍경화와 쫑쫑이그림도 출품됐다.

미군 초상화, 명화속의 초상화를 비롯 그리스도의 얼굴, 기도하는 소녀의
얼굴, 달마도, 부처의 얼굴 등 종교그림들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안지연 갤러리사비나 큐레이터는 "우리의 삶과 정서를 담고 있는 이발소그림
이 재평가돼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번 전시회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관람료는 대인 2천원, 초.중.고생 1천원.

(02)736-4371

< 윤기설 기자 upyk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