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증권거래소들이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경쟁력을 상실한 군소 지방 증권거래소들이 잇따라 다른 거래소에 합병되거
나 폐쇄되는 운명을 맞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8일 도쿄증권거래소가 니가타 증권거래소를 흡수합병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니가타 거래소는 빠르면 내년봄 문을 닫는다는 방침아래 이같은 계획을 이미
거래회원사들에게 통보했다.

현재 이 거래소에 상장중인 12개사는 도쿄증권거래소에의 상장이 인정될
전망이다.

니가타 거래소가 문을 내리기로 한 것은 거래량이 갈수록 급감함에 따라 더
이상 자체 생존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회계연도 거래실적은 4천7백40만주에 그쳐 전년보다도 70%나 줄었다.

히로시마증권거래소도 빠르면 내년봄 도쿄증권거래소에 합병된다.

이 거래소 역시 주식거래감소에 따른 적자를 이기지 못했다.

히로시마증시의 98년도 매매실적은 2천2백만주로 전년도의 5분의 1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전국 8개 거래소 가운데 최저실적이다.

니가타 거래소와 히로시마거래소가 폐쇄되면 고베거래소가 폐쇄된 지난 67년
이래 30여년만에 지방거래소가 다시 문을 닫게 된다.

삿포로 교토 후쿠오카등 다른 소규모 지방거래소도 존폐의 위기에 몰려
있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일본 전국의 증권거래소 매매대금 가운데 도쿄와 오사카가 전체의
95%를 차지했다.

교토등 5개 지방거래소의 경우는 0.16%에 머물렀다.

특히 히로시마거래소는 연간 거래규모가 도쿄증시의 하루 실적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에따라 일본전국의 8개 증권거래소 가운데 도쿄 오사카 나고야등 3곳을
제외한 나머지 5개 지방거래소의 운명은 바람앞의 등불 신세다.

지방거래소들이 이처럼 어려운 처지에 빠진 것은 기업공개에 나서는 업체들
이 지명도가 높고 유동성이 뛰어난 도쿄시장등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여러 거래소에 동시상장한 일부 대기업들이 기업구조조정 작업의 일환으
로 지방거래소에서는 상장을 폐지하고 있는 것도 요인의 하나다.

미국의 장외시장인 나스닥이 일본에 진출하면서 거래소간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점도 지방거래소의 도태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관계자들은 이같은 점들을 지적하면서 "지방증권거래소의 역할은 이제
막을 내렸다"고 입을 모은다.

일본정부는 지난해 증권법을 개정, 거래소간 합병을 허용했다.

도쿄와 오사카거래소가 지방거래소를 합병할수 있는 길을 터준 것이다.

일본의 증권거래소가 2~3개 정도로 압축될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는 이야기
다.

< 도쿄 = 김경식 특파원.kimks@dc4.so-net.ne.j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