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한국인의 차별에 항의, 일본 야쿠자 2명을 살해한 혐의로 31년째 일본
형무소에서 복역중인 김희로(70)씨가 가석방될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 신문은 17일 일본 법무당국이 현재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인
김씨의 가석방을 검토중이라고 관계자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법무당국은 <>김씨가 현재 고령인데다 <>사건이 발생
한지 31년이나 지나 석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일본 내외에서 높아지고 있고
<>한국의 박삼중스님이 후견인으로 나서고 있는 점등을 참작, 가석방 검토에
들어갔다.

김씨는 그동안 장기 복역했던 구마모토 형무소에서 올해 봄 도쿄의 후츄형
무소로 이송돼 이미 가석방을 위한 조치가 취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가 가석방되기 위해선 간토지방 갱생보호위원회의 심사를 거쳐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지난 68년 시즈오카현 시미즈시의 한 술집에서 "더러운 돼지같은
조센진"이라고 멸시하는 일본 폭력조직 야쿠자 2명을 총으로 사살했다.

김씨는 이어 인근 여관에서 투숙객들을 인질로 "재일한국인 차별시정"을
요구하며 경찰과 대치하다 88시간만에 체포됐다.

당시 이 사건은 국내는 물론 일본전역에 보도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

김씨는 구속기소된 후 지난 75년 무기징역이 확정돼 지금까지 일본내
최장기수로 복역해 왔다.

김씨에 대한 가석방탄원운동은 전국재소자후원회회장인 박삼중 스님이
중심이 돼 그동안 꾸준히 전개돼 왔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지난 88년엔 현 김대중 대통령(당시국회의원)도 동료의원 36명과 함께
"김희로씨가 석방되면 귀국을 보증하겠다"는 문서에 서명, 일본당국에 보낸
바 있다.

한편 늙은 아들의 석방만을 기다리며 시즈오카현 인근의 양로원에서
반신불수의 몸으로 투병중이던 김씨의 노모(박덕숙씨)는 지난해 11월 아들의
출옥을 끝내 보지 못한채 91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 김재창 기자 char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