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래씨가 제작.감독한 가족용 SFX(특수효과)영화 "용가리"가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7일 서울 16개관을 포함,전국 86개관에서 개봉된 용가리는 첫날 서울
3만6천명, 지방 8만여명 등 총 11만5천여명의 관객이 들었고 18일에는 전국
10만여명이 찾아 이틀간 22만5천여명이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월 개봉해 한국영화 사상 최대의 흥행기록을 세운 "쉬리"의
개봉주말 이틀간의 관객수를 웃도는 것이다.

쉬리는 개봉 첫날 전국 9만4천명(50개관)이 든데 이어 이틀간 20만여명의
관람했다.

용가리는 24일부터 서울극장, 신촌아트홀, 동아극장 등 3개관이 상영에
가세키로해 관람객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제작사인 제로나인엔터테인먼트는 "영화상영만으로 손익분기점에 이르려면
4백만명의 관객을 동원해야 하지만 비디오 및 캐릭터 사업을 포함하면
1백50만명선이면 충분하다"며 "이런 추세라면 손쉽게 투자비를 뽑아 차기작품
제작에 투자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용가리는 개봉전부터 숱한 화제를 낳았다.

한국영화 사상 최대규모인 1백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됐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2백72만달러의 사전판매실적을 올렸고 올해에도 일본
과 1백50만달러 규모의 판권배급계약을 맺어 우리영화의 해외수출 가능성을
한껏 부풀렸다.

용가리는 특히 자체기술력으로 구현해낸 특수효과가 뛰어나다는 평을
얻고 있다.

화석상태였던 용가리가 부활해 불을 뿜는 모습, 용가리에 맞선 전투기편대
와 고공특수부대의 활약상은 컴퓨터 그래픽이 이제는 할리우드의 전유물이
아니란 것을 보여주는 예로 꼽혔다.

그러나 작품의 완성도가 떨어져 장기상영이나 해외시장 진출까지 이어지기
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단점은 어린이 관객을 대상으로 만들었지만 이야기 전개가
지나치게 허술하다는 것이다.

해외시장공략을 위해 전원 외국인을 쓴 배우들의 연기도 기대이하여서
작품의 완성도를 떨어뜨렸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