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이런 식으로 오르면 한자리수 금리시대가 곧 막내리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상향조정되고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상대적
으로 채권에 대한 수요가 줄어 장기금리가 치솟고 있다.

지난 6월이후 하락하기 시작한 3년물 회사채금리는 7월5일 7.84%까지
내려갔으나 16일 8.63%를 기록했다.

열흘만에 0.8%포인트 가량 껑충 뛰어 올랐다.

3년물 국고채금리도 연일 상승행진을 계속해 16일 현재 8.05%로 회사채와
비슷한 상승폭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런 금리상승세가 한동안 지속되겠지만 상승속도는 갈수록
둔화될 것으로 진단한다.

최근 금리가 급등하는 요인분석을 통해 장기전망을 해본다.

<> 채권수요가 줄었다 =채권의 최대수요자인 투신사의 공사채형 수익증권
에서 자금이 빠져 나가자 채권매수여력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5월부터 7월13일까지 회사채와 국채편입비중이 높은 장기공사채형 수익증권
에서 약 5조3천억원이 빠져 나가 주식형수익증권과 MMF 등 주식매수상품으로
흘러들어갔다.

주식시장에서 단기간에 기록적인 수익률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채권형
수익증권을 팔고 주식시장으로 자금운용처를 이동시켰기 때문이다.

투신권의 자금이탈에 따른 채권매물 증가가 채권수요감소와 더불어 금리
상승의 결과를 낳은 것이다.

<> 금리상승 기대심리도 한몫 =경기가 급속히 회복되면서 향후 금리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에 팽배해 있었다.

이에더해 전철환 총재를 비롯한 한국은행 관계자들은 주가 등 자산가격의
상승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며 단기금리인상을 암시
하는 "선제적 통화정책"이란 말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마침내 재경부 관계자의 "2.4분기 성장률 10% 예상"과 KDI(한국개발연구원)
의 "올해 성장률 7.5% 전망"이 나오자 채권가격 하락(금리상승)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손해를 무릅쓰고라도 채권을 내다팔고 기관투자가들은 채권추가
매수를 자제해 채권가격이 하락(금리가 상승)했다.

<> 자금수요는 늘지 않았다 =경기가 좋아지면 기업의 자금수요가 늘어
금리가 오르는데 지금은 좀 다른 양상이다.

최근의 가파른 경기회복세에도 불구하고 회사채발행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회사채발행은 4월에 3조9천억원을 기록한 후 <>5월 2조7천억원 <>6월
2조9천억원 7월들어선 10일까지 5천5백억원을 기록해 경기가 좋아질수록
발행물량은 감소하는 추세다.

이는 최근의 높은 성장률이 주로 소비확대에 기인한 것으로 아직 기업의
투자자금수요는 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 금리상승이 미치는 영향 =금리상승은 불타오르는 주가에 찬물을 끼엊는
격이 된다.

기업들의 금융기관에 대한 빚부담이 금리상승분만큼 추가되므로 기업의
이익이 줄게 되고 따라서 기업의 가치인 주가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금리상승이 지속될 경우 그동안 국민의 정부가 공들여 추진해온 저금리->
주가상승->경기회복의 선순환이 수포로 돌아가고 고금리->주가하락->경기
침체의 악순환으로 돌아서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된다.

따라서 정부는 하반기에도 저금리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히는
것이다.

<> 향후전망 =단기적으로는 저금리를 유지하려는 정책당국의 의지가 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쳐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서울은행 서종한 부부장은 "예상 물가상승률(1~2%)은 변하지 않았지만
경제성장률 전망치(7~8%)가 상향조정된 것을 감안하면 기대금리수준은 8~9%"
라면서 "정책당국이 저금리정책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어 다음주중
에는 8.5% 내외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의 금리상승세가 일정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열흘만에 0.8%포인트나 올라 불안한 장세"라면서
"금리상승 속도는 둔화되겠지만 9.5%까지도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 관계자도 "현재 전체거래물량이 적어 외부의 작은 충격에도 출렁거릴
정도로 시장이 취약한 상태다"고 말했다.

그는 또 "5대그룹은 부채비율 2백%를 맞추기 위해 채권발행을 자제할 것
같고 경기상승으로 세금이 늘면 국채발행규모도 줄어들 것"이라면서 "해외
요인 등을 감안하면 9~10월을 정점으로 4.4분기부터 금리가 내려갈 것"
이라고 전망했다.

< 김병일 기자 kb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