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금리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당장은 인플레 압력이 없다고 하나 경기회복 속도를 볼 때 내년 이후에
대비한 선제적 금리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과 인플레 압력이 전혀 없는
현시점에서는 경기회복 및 기업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금리의 하향
안정 기조유지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있다.

최근의 중장기 금리상승은 용인되어야 한다는 하성근 연세대 교수의 주장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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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소비, 그리고 수입의 증가폭이 크게 나타나고 주가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근래의 현상은 경기 과열논의를 제기할만한 충분한 근거가
된다.

그러나 우리경제가 큰 위기를 겪으면서 새로운 여건과 구조를 갖게 돼
이전의 잣대로 지금 전개되고 있는 실물과 금융의 변화를 단정하는 일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과열 진정책으로서의 금리인상도 매우 신중하게
다뤄져야 한다.

IMF 구제금융 이후 초고금리상태가 유지되다가 급격히 한자리 숫자로
하락하였는데 이러한 금리의 급등락은 상당한 마찰과 부작용을 유발했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의 금리상승은 용인되어야 하며 현 여건하에서 금리를 인위적으로
인하하거나 과열진정이나 예방을 위해 당장 금리인상을 유도하는 것도 결코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다.

특히 이제 자본시장이 거의 완전개방돼 GDP의 10%에 이르는 해외자금 유출입
규모가 형성된 상태에서 통화량을 줄여 총수요를 효과적으로 긴축시키기가
어려울 것이다.

콜금리 등을 통해 시장금리를 인상하는데 성공하더라도 현재의 여건에서는
해외자금 유출입이 이자율에 크게 반응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서 분명히 할 것은 국가경제위기 이후 우리가 해야 할 일 중
가장 중요한 두가지는 구조조정과 경기회복이라는 사실이다.

이 두가지는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면서 또한 상충되는 측면이
많다.

즉 구조조정에 치중하면 경기회복이 어렵고 경기회복에 치중하면 구조조정이
잘 안되게 된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보면 금리를 인상하기보다는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해
경기과열의 문제를 풀어나갈 필요가 있다.

우리경제가 다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할 과제가 구조조정이다.

앞으로도 재벌개혁을 포함한 기업부문의 구조조정을 보다 강도높고 엄격하게
시행하여 경제구조의 건실화와 경기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추격해야 할
것이다.

물론 현 여건을 고려할 때 구조조정에만 매달려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고 말할 수 없다.

특히 과잉유동성 증시과열에 따른 자금집중과 투기열풍 확산, 그리고
부문간.계층간 불균형확대 등에 대한 정책적 대응노력은 계속 돼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