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과 함께 인터넷을 모르면 원시인이라고 한다.

약간의 과장이 있긴 하지만 무한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터넷을 모르면
시대의 낙오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인터넷을 쓰면 정보를 얻어 참고하는 것뿐 아니라 해외에 있는 물건도 쉽게
살 수도 있다.

컴퓨터만 있으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된다는 극단적인 네티즌들이 생겨나는
것도 그래서다.

인터넷에 들어가기 위한 열쇠 역할을 하는 것이 인터넷 검색 프로그램
(브라우저)이다.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와 인터넷 익스플로러(IE)가 대표적인 브라우저다.

마이크로소프트(www.microsoft.com)의 통합업무용 프로그램 오피스에 끼여
전 세계인들이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는 이 익스플로러에도 이스터에그가
숨겨져 있다.

MS가 내놓은 대부분의 프로그램에 에그가 숨겨져 있어 MS는 에그의 천국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다.

익스플로러의 에그는 화려한 편이다.

에그 탐색자들 사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필자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에그이기도 하다.

익스플로러5.0 버전과 함께 익스플로러4.0에서도 개발자 크레디트가 나온다.

익스플로러를 실행시킨 뒤 도움말로 가서 인터넷 익스플로러 정보를
선택한다.

그러면 익스플로러 로고가 나타난다.

토성처럼 띠를 두른 "e"마크와 지구모양이 포인트.

"Ctrl+Alt"를 누른 상태에서 오른쪽 상단에 있는 띠를 두른 "e"를 드래그
(마우스로 선택해 끌기) 한다.

신기하게도 마크가 움직이는데 "e" 마크를 지구가 있는 곳까지 드래그해
"Internet Explorer4.0"이라고 쓰인 간판을 밀어 보자.

"Internet Explorer4.0"이 옆으로 밀려나고 잠금풀기 버튼이 나타난다.

숨겨진 버튼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이 호기심.

보물상자라도 열듯이 눌러보면 옆에 있는 지구가 마치 지진이 생긴 것처럼
경기를 앓는다.

때를 놓치지 말고 다시 "Ctrl+Alt"를 눌러 "e" 마크를 지구모양에 올려
놓으면 지구는 폭발한다.

결국 이렇게 폭발한 "익스플로러 지구"를 뒤로 하고 까만 새 창이 뜨고
잠시 후 개발자들과 협력업체들이 줄기차게 나타난다.

무려 18분 정도씩이나 이어지는데 사람 이름만 해도 줄잡아 4백70명 정도.

한국사람으로 보이는 이름도 대여섯개 있다.

이렇게 일일이 이름을 실어놓은 성의가 가상하기도 하다.

인류 문명의 절대적 혁명을 가져다 준 인터넷.

이스터에그는 그 기계문명 속에서 만나는 인간적인 재미로 자리매김할 수
있지 않을까.

< 김병기 지오인터랙티브 사장 peter@zio.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0일자 ).